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아침에] 워런 버핏의 '부자 되는 법'

[목요일아침에] 워런 버핏의 '부자 되는 법' "열심히 일하고 빚도 없는데 왜 가난할까?"'부자되는 법' 따라하기엔 한국 현실 너무 암울 김희중 jjkim@sed.co.kr 관련기사 • '돈이 돈 먹는 세상' 빈부격차 커진다 • 늙어서도 빚에 허덕, 한국인들은 "괴로워" • 새내기 직장인 51% "300만~700만원 빚" • [기자의 눈] 버핏의 주총 “일을 해야지, 빚은 지지 말고….”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두번째 부자라는 워런 버핏이 소녀에게 들려준 ‘부자 되는 법’이다. 버핏은 지난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10살 된 여자 아이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라는 이가 들려준 비법치고는 너무 평범하고 단순하다. 그러나 곰곰 새겨보면 진리는 지극히 평범하듯이 돈 버는 방법 역시 비법이 있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열심히 하고 빚지지 않는다면 티끌이 태산 되듯 푼돈도 언젠가는 큰 돈이 되고 어려운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빚지지 말라”지만… 버핏이 한국에 와서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물론 버핏의 말에 맞장구를 칠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뭐 뻔한 얘기 아니야? 누구는 일하고 싶지 않고, 빚지고 싶어 빚지고 사나?” 하는 반응도 적지않을 것 같다. 버핏이 가르쳐준 부자가 되는 법을 우리 젊은이들이 따라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각박하기 때문이다. 버핏은 “남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라”고 했다. 창업도 염두에 둔 듯한 뉘앙스다. 그러나 우리 젊은이들은 창업은 고사하고 취직하기조차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7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청소년층이 직장을 잡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2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조사 때의 10개월보다 두 달이나 더 길어졌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3년 이상의 미취업자도 1년 사이에 1.8%포인트 늘어 10.2%에 달했다. 이러다 보니 15~29세 청년 1,000명 가운데 79명이 실업상태다. 그러나 이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청년인구를 감안한 공식적인 통계 수치일 뿐이다.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준비생(41만여명), ‘그냥 쉰다’는 사실상 구직 단념자까지 감안하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19.5%에 이른다는 게 한 연구소의 분석이다. 빚도 그렇다. 버핏은 부자가 되려면 빚지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빚을 안 지고 살 수 없는 지경이다. 소득 수준을 10개 계층으로 나눈 하위 20%는 빚을 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고 한다. 외환위기 후 일자리가 줄면서 그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살림이 어렵다 보니 어렵사리 부은 적금과 보험 등을 깨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한자릿수로 떨어진 가계의 순저축률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23.2%를 기록했던 순저축률은 지난해 3.5%로 곤두박질했다. 갈수록 돈 모으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일할 곳은 많지 않고 빚만 자꾸 늘어 일자리는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부모의 빚은 자꾸만 쌓여가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꿈을 키우기란 어렵다.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도 희망이 없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터전을 만드는 것이 바로 지도자와 어른들, 그리고 정부가 할 일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크다. 정부는 기업, 특히 제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한다. 올 1ㆍ4분기 제조업의 생산능력 증가율은 1.5%로 13년 만에 가장 낮았다. 89년 28%에 달했던 제조업 고용 비중도 18%로 떨어졌다. 우리 경제가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제조업이 부진한 탓이 크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파급효과에서 제조업에 비길 바가 아니다. 제조업의 추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늘어만 가는 가계빚을 줄이지 않고서는 부민(富民)을 도모할 수 없다. 공교육을 정상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나라살림도 더욱 알뜰히 해 국가부채를 줄여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엊그제 끝난 프랑스 대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는 26년 만에 분배, 큰 정부를 지향하는 좌파정책보다는 성장지향정책과 작은 정부를 공약으로 내세운 우파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우리도 이제는 이념을 둘러싼 갈등을 접고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줄지 고민해야 한다. 입력시간 : 2007/05/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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