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주 전역 한때 '정전사고'…2시간 30분만에 완전복구

제주 전역 한때 정전… 해저케이블 고장 전력수급 체계취약성 드러나… 근본대책 마련 시급 관련기사 • 정전사태로 제주공항 한때 '암흑' • 해저 송전케이블 한때 모두 마비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남을 연결하는 해저송전케이블 시스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발생, 제주도 전역에 최대 2시간30여분 동안 정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정전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최대규모 정전사고다. 제주도 전지역에 전기가 끊기면서 공항, 대형 마트, 지하상가 등에서 혼잡이 빚어지고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주말 낮에 발생한 정전이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이번 정전사고를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전력수급 체계의 취약성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저 케이블 손상..과부하로 정전사태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정전은 당시 도내 전력수요 34만8천kW의 44.5%, 15만5천kW를 공급하던 해저송전케이블 2회선이 이날 오전 10시36분께 모두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50% 가까운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수요를 이기지 못하는 과부하가 발생, 제주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도내 3개 발전소가 모두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해저송전케이블이 차단된 원인은 케이블 2개 회선 가운데 1개 회선이 손상됐기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손상 원인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전측은 해상의 날씨가 호전되는 대로 해저케이블 순시선으로 손상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엘리베이터 고립사고.교통혼잡 극심 정전과 함께 119상황실에는 아파트와 대형 건물 등의 엘리베이터 가동 중단 신고 12건이 연쇄적으로 접수되면서 119구조대의 출동 사이렌으로 시내에는 긴장감이감돌았고, 34명이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구조됐다. 또 교통신호등이 전면 마비되면서 시내 중심가의 교통 혼잡이 이어졌다. 할인마트와 지하상가 등 다중집합 장소도 암흑으로 돌변한 데다 상가의 전산결재시스템은 물론 도내 전체 25만여 가구의 가전제품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공항에서도 자가발전시스템 가동이 9분여 동안 지연되면서 카자흐스탄 상원의장을 만나기 위해 공항 귀빈실에서 대기하던 김원기 국회의장 일행 6명도 서둘러암흑 속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러나 경찰 등 비상근무 기관과 양식장 등에서는 대부분 자가발전시스템을 가동한데다 관공서, 금융기관 등이 쉬는 토요일에 정전사고가 발생, 다행히 큰 혼란은 면할 수 있었다. ◇ 2시30분만에야 가까스로 복구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하자 한전측은 28분 만에 발전소 재가동과 함께 79개송전선로를 순차적으로 복구하는 등 전력공급 재개에 나섰다. 이어 2개 회선 모두 차단됐던 해저송전케이블 가운데 1개 회선을 낮 12시7분께복구시켜 정전 직전 공급 규모의 절반 수준인 6만6천kW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력공급 완전 재개는 사고발생 2시간 30여분이 지난 오후 1시10분께나이뤄졌다. ◇정전재발 가능성 상존..대책마련 시급 제주도내 전력수요의 50%를 해저송전케이블로 공급받고 있는 전력수급 체계가유지되는 한 광역정전 사태는 재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7년 해저송전케이블 시험가동 과정에서도 제주도 전체가 정전됐었고, 99년 3월 도 전역 정전사태에 이어 7년여 만에 발생한 이번 대규모 정전 역시해저송전케이블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공급 계통에 이상이 생겨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전력수요의 일부를 차단,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는데도, 전체 전력수요의 50%에 가까운 공급이 갑자기 끊기면서 선로별 과부하 차단 시스템조차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전체 설비가 마비된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내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해저연계선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중대형 발전소 건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전이 오는 2011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해저송전케이블 증설 방안보다는제주도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번 광역정전 사태를 접한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과 함께 자체 에너지 수급 능력을 갖춰야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며 "한전이 해저송전케이블 증설을 고집하는 상황이어서 LNG발전소 건설계획이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홍동수.김호천 기자 입력시간 : 2006/04/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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