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날이 밝았다. 연 420억명이 지켜볼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이벤트가 드디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월드컵 16강에 대한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우리나라 전국민이 절절하게 소망하고 있다.
월드컵 16강에 도전하기를 40여년. 5차례나 16강 문을 두드렸으나 그때마다 좌절해왔으니 16강 진출은 염원을 넘어 비원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이번 히딩크호는 이 같은 국민의 열망을 실현시켜줄 것으로 믿고 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등 축구강국들과의 평가전을 거치면서 우리 축구의 실력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 국민들이 이제 16강은 물론이요 8강까지도 가능하다는 꿈 같은 기대를 부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달전과 비교해보면 히딩크호에 승선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환골탈태다. 국민들로서는 죽어가던 자식이 살아난 듯한 벽찬 감격에 몸을 떨고 있다.
한국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들의 몸짓과 함성은 더욱 기세를 높이고 있으며 그라운드를 누빌 선수들의 든든한 후원세력으로 등장했다.
16강 진출이 결정됐을 때 우리국민들이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해 상상하기는 쉽지않을 것같다.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다시피 해온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만큼 대단한(?) 장면들이 펼쳐질 것이다.
상황이 돌변하자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인들도 월드컵 열기를 자신의 표로 만들기 위해 정신이 없다. 월드컵이 들어가지 않는 홍보물은 찾아보기 힘들고 스스로 나서서 축구애호가라고 떠들고 다닐 정도다.
사그러들던 월드컵마켓팅이 다시 활기를 띠자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각종 경품에다 상금을 내걸고 월드컵 열기에 편승하려고 안간 힘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데는 역시 감독 거스 히딩크의 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언론은 히딩크식 리더십을 분석하며 한국축구의 구세주로 추켜세우고 있다. 히딩크감독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CEO론까지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히딩크가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1년반동안 비판을 겁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오며 한국팀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사실에 전국민이, 아니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몇몇 연구소에서는 실제 기업경영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단기실적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있는 리더십 ▦전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시스템적 접근 ▦경쟁을 통한 실력위주의 선수선발등등. 히딩크식 경영론이다.
히딩크감독의 주가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히딩크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전세계가 주시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16강 진출에만 연연해 해서는 안될 것이다.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의 효과도 생각해야 한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국민저력으로 발전시키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16강이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입에 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예선탈락이라는 비운도 배제할 수 없는게 축구경기다. 질서와 친절, 성숙한 관전문화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월드컵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식전환이 요구된다.
경제월드컵도 남는 장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기간동안 외국기업의 최고경영자 5,000여명이 한국나들이를 하면 수많은 정치ㆍ경제지도자들도 주최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경기를 볼 것이다.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는 돈이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신탁경제를 극복한 우리경제의 발전된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한 경제월드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화ㆍ경제 월드컵의 효과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 16강 진출의 염원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금상첨화의 전설로 승화되지 않겠는가.
기자
조희제<생활산업부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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