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무역 5,000억弗 시대의 무협회장

[기자의 눈] 무역 5,000억弗 시대의 무협회장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요즘 무역협회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이래저래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7년간이나 협회를 이끌어온 김재철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보니 하마평도 그 어느 때보다 무성하다. 김 회장이 지난해 말 "더 이상 재임하지 않겠다"며 은퇴를 기정 사실화한 후 촉발된 차기 회장 논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저런 방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협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현 김 회장의 뒤를 제대로 잇자면 '기업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업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려면 무엇보다 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 제격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김 회장의 7년 연임을 합쳐 민선출신이 모두 15년간 회장직을 맡아왔지만 정작 외부 입김에 부침이 심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차라리 외부출신 인사를 회장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각종 수익시설을 관리하는 무협의 계열사들이 많은 관계로 자주 비리연루 구설수에 오르고 이에 따른 홍역을 겪다 보니 좀 더 목소리가 큰 회장을 영입해 '외풍(?)'을 막아보겠다는 엉뚱한 마음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술 더 떠 차기 회장과 관련해 청와대 낙점설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무협의 한 고위 관계자는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이기는 하지만 정부와 손발을 맞춰야 할 게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청와대에서 인정하는 인사가 (회장이) 되지 않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이라는 얘기까지 친절하게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을 지켜보노라면 정작 무역규모 5,000억달러 시대를 맞는 한국 경제와는 뭔가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오늘도 제품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지구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는 무역전사들이 기대하는 모습도 절대 아닐 듯하다. 김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무역업계의 진정한 심부름꾼이 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자"고 임직원들에게 각별히 당부했다. 하지만 차기 무협 회장을 둘러싼 논의를 보면 이 같은 각오가 무색하기만 하다. 무협의 이익을 챙겨주는 회장에만 관심이 있지 진정 무역업계의 고충을 해결할 회장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는 전혀 거론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한 무협의 현주소다. 입력시간 : 2006/01/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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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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