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성공단 문제는 정치적 이슈"

버시바우 美대사 "북핵 진전없인 한국산 인정 어려워"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개성공단 문제는 정치적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마지막까지 경제협정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복병이 될 전망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주한미대사관에서 서울경제신문 등 일부 경제지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이 싱가포르와의 FTA에서 “인도네시아령 바탐섬의 IT공단을 인정한 것은 북한의 개성공단 인정과 연관 지을 수 없다”며 “개성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에 안보상 위협이 되고 있는 한 결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 한미 FTA에서 관철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FTA 협상 결과는 미국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개성공단제품을 인정하면 미 의회가 협정안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이어서 한미 FTA 협상안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조항이 없으면 한국 국회가 협정안을 비준할 가능성도 낮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 문제의 진전을 위해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들이 실제 한국기업이 주는 임금을 모두 가져가는지, 북한 당국이 일부를 가져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지난 5월 초 발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미국 정부나 국내외 제약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결정돼 실망스럽다”고 밝힌 버시바우 대사는 “복지부의 약가제도가 한미 FTA에서 의약품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 행정부가 의회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은 연장될 가능성이 없다”며 “TPA 연장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양국간 FTA 협상의 데드라인결정권을 결과적으로 미측에 줘버린 TPA는 내년 6월 만료되기 때문에 모든 협상이 내년 3월까지 끝나야 한다. 그는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미국이 농산물ㆍ자동차ㆍ의약품 부문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농업개방과 관련해서 그는 “모든 부문에서 포괄적으로 완전개방하고 장벽도 완전히 철폐돼야 한다”며 “FTA로 한국의 소비자는 값싼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FTA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양국 관계는 유지되겠지만 동맹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기회는 잃게 된다”고 했다. 한편 버시바우 대사는 인터뷰에 앞선 인사말에서 “협상은 월드컵이 아니다”며 “(일부 한국 언론이) FTA 1차 협상에서 월드컵처럼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것처럼 묘사해 흥미로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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