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문가 53% "경제성장률 4~5% 달할것"

[새해 경제전망] 경제전문가 설문조사<br>내수경기 회복 기대감 고조…쌍끌이 경제성장 가능할듯<br>'신3고' 넘어야할 최대 변수… "정책 불확실성 제거" 지적도<br>"하반기 이후 본격 경기회복세" 32%





병술년(丙戌年) 새해에는 국내 경기가 ‘U자형’으로 서서히 좋아지면서 하반기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수년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내수도 좋아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는 5% 내외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사실은 서울경제신문이 30일 경제연구소, 금융기관 전문가, 정부부처 공무원 100명을 대상으로 ‘2006년 경제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경제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에는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이 주류(74%)를 이뤘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의 저금리 기조 마감과 고유가 지속 등을 고려할 때 한국경제가 고금리, 약달러에 의한 원화 강세, 고유가라는 ‘신3고’의 복병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잘 나가는 수출은 물론 투자가 막대한 지장을 입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외변수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에 올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해 경기 좋아진다=설문에 답한 경제전문가 중 절반이 넘는 53%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5% 미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목표치인 5%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도 22%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3.9%)을 감안할 때 기대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경기회복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32%는 하반기에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2%가 올해 상반기라고 답했으며 이미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장기불황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는 3명에 불과했다. 내수경기와 관련해 응답자의 78%가 U자형으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9%는 V자형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기가 L자형으로 가면서 당분간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13%에 그쳤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새해 경기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보인 것은 수출과 내수경기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응답자의 절반(56%) 이상이 올해 수출이 호전될 것으로 봤으며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도 33%에 달했다. 특히 전문가 중 3분의2 이상(74%)은 내수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고용사정이 다소 개선되는데다 임금상승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가계의 구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투자 위축은 지속되겠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 부문의 이 같은 ‘엇갈림 성장’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확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증시 활황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응답자의 56%가 올해 증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실제 대신증권ㆍ현대증권ㆍ삼성증권ㆍUBS 등 대부분의 국내외 증권사들은 종합주가지수가 1,450~1,6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3고’에 대한 우려 깊어=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한국경제가 ‘신3고(고유가, 고금리, 원화 강세)’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깊었다. 정부가 지난해 초 제시했던 5% 성장 목표가 불발로 끝난 것도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여건에서 차질이 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유가(48%), 환율(17%), 금리(11%) 등이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경우 올해 5%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라는 복병을 만나 한때 7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59%의 전문가가 50~60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할 경우 6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답변도 22%에 달했으며 지난해 연간 최고치인 70달러를 또다시 넘을 것이라는 응답도 12%나 됐다. 올해 예상 원ㆍ달러 환율은 ‘1,000~1,020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4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950~1,000원 미만’이라는 예상이 38%에 달했다. 반면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1,020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7%에 불과했다. 조사 시점의 환율 수준은 달러당 1,017원 정도. ‘신3고’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외 경기전망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100명의 전문가 중 55%가 세계경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고,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경제 역시 73%의 전문가들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경제 역시 48%의 전문가들이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정책 불확실성’ 제거해야=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 관련 정책이 보다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답자의 54%가 정부의 기업정책이 지난해보다 다소 호전될 것이라고 답해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도 41%에 이르렀으며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답변도 5%에 달했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 경기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정책의 불확실성 제거(60%)를 꼽았다. 기업 투자 관련 규제완화(21%)가 2순위를 차지했으며 부동산시장 안정(8%), 환율하락 방어(6%), 추경편성 등 재정확대(3%), 금리인하(2%) 등의 차례로 제시됐다. 반면 감세정책을 택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성장복원력은 취약하다”며 “정부가 기업 관련 규제완화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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