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수위원들 ‘막말’ 위험수위

인수위 경제 1분과 한 관계자는 12일 인수위 4층 흡연실에서 기자들에게 다짜고짜 “재경부를 없애버리겠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이 관계자는 “재경부를 작살내겠다”고 까지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전날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무디스사가 한국의 신용전망을 두단계 하향조정 사실을 재경부가 인수위에 `늦게` 보고해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중 하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전날 무디스의 하향조정 사실을 인수위에 보고하기 위해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에게 보고하려 했으나 김 부위원장이 청와대 보고를 들어가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인수위에 대한 보고가 늦은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재경부를 작살낸다거나, 없애버리겠다는 식의 막말은 너무 지나치다. 상식 이하다”며 상당히 불쾌해 했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11일 무디스의 하향조정 발표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이 (금융의) 제국주의를 꿈꾸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정말 그런 얘기를 했냐”며 “(만약 사실이라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실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아닐 수 없다”며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술먹으며 할 수는 있어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활동이 종반에 접어든 가운데 이처럼 인수위 관계자들의 `막말`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발언 당사자들은 “농담이었다”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공인인 인수위 신분으로서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인수위 활동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기강해이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는 인수위원들을 기대해 본다. <김홍길기자(정치부)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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