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쌀시장 현황은

수급 큰 문제 없어 비교적 안정…올 작황따라 내년 불안 가능성도<br>옥수수·밀등 자급률 낮은 곡물은 국제가 상승부담 고스란히 떠안아


우리나라는 국제 쌀값 폭등의 영향권에서 한발 벗어나 있지만 올해의 작황에 따라서는 쌀값 불안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밀ㆍ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쌀 대체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작황이 나빠질 경우 국내 쌀 재고 부족과 의무수입물량(MMA) 가격상승 등이 모두 가격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쌀(상품) 소매가격은 이날 20㎏당 평균 4만4,464원에 달해 불과 일주일 전(4만3,960원)보다 500원가량 올랐다. 1년 전에 비해 두배 이상 값이 오른 국제 쌀값에 비하면 전년 대비 3~4% 수준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쌀 시장은 지극히 안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의 작황 부진과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최근 쌀값이 들썩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쌀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100% 쌀 자급국가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국제 쌀 시세가 국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성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수확이 안 좋아 가격이 다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수급상황에는 문제가 없다”며 “국제시장가격과 연동되는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다소 오름세를 보이는 쌀 가격도 오는 8일 정부가 5만톤 분량의 공공비축미 공매를 실시하면 잡힐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는 최근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의 여파로 지난해 수확기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달 5만톤의 쌀을 방출하는 데 이어 추후 가격 동향에 따라 9만톤을 추가 공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올해 쌀 시장은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올해 작황이다. 김태훈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이미 쌀 MMA 물량이 100% 계약된 상태이고 기본적으로 국내 공급과잉 기조이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작황이 안 좋으면 내년에는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당초 올해 수입물량을 포함한 쌀 공급량을 총 537만톤,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감안한 쌀 수요량은 464만톤으로 예상해 연말 적정재고로 73만톤을 제시했다. 하지만 쌀 대체수요 증가로 연간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떨어지지 않을 경우 연말 재고는 적정수준보다 낮은 66만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기에 쌀 작황까지 나빠져 2년 연속 쌀 생산이 부진해질 경우 내년에는 그만큼 쌀값 상승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편 쌀 이외에 자급률이 낮은 곡물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 부담이 고스란히 국내로 전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곡물의 국내 도착가격은 사료용 밀이 지난해에 톤당 평균 305~310달러에서 지난 3일 현재 505달러 안팎으로, 미국산 옥수수는 지난해 255~260달러에서 366~371달러로 각각 오른 상태. 소비자들이 사먹는 밀가루 가격도 3월 현재 전년동월보다 64%나 높아졌다. 다만 3월 초 가파르게 치솟던 국제 곡물가격이 최근 들어 다소 꺾임에 따라 곡물 수입업체들은 한숨을 돌리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3일 현재 국제 밀 가격은 톤당 362달러로 전년 대비로는 2배 가까이 올랐지만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13% 하락했으며 대두도 전년 대비 64.8% 오른 반면 전월 대비로는 11.2%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