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길'에게 '집값'을 묻다

"길은 가장 확실한 투자 재료"<br>개통직전 5~10% 개통후엔 10~20% 땅값 상승<br>수도권 2~3년내 새도로 잇따라…의정부·남양주·송도등 수혜 예상



문=올 상반기중 수도권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던 곳은? ①강남 ②분당 ③용인 ④송도 답=없음이다. 국민은행 시세조사에 따르면 집값이 크게 뛴 곳은 바로 ‘의정부’였다. 상반기중 의정부 집값은 1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거래 침체 속에 서울 평균이 2.7%에 그쳤고 강남권 등 상당수 지역이 마이너스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정부 지역이 눈에 띄는 나홀로 상승 장세를 보였던 것이다. 참여정부이후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동안에도 제자리걸음하며 소외됐던 의정부지역 집값이 이처럼 뛴 이유는 바로 ‘길’ 때문이다. 의정부와 서울을 잇는 경원선이 복선전철화되면서 서울 출퇴근이 한결 쉬워진데다 지난 5월에는 경전철이 착공됐기 때문이다. 올연말 완전 개통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최대 수혜지역이 바로 의정부라는 점도 집값 상승을 견인한 호재라는 것이다. ㎡당 10만원 안팎이던 아산만 일대 땅값은 지난 2002년을 전후해 50만원에 육박하면서 5배나 껑충 뛰었다. 이 일대 땅값이 급등한 이유 역시 ‘길’이다. 서울과 목포를 잇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낙후지역으로 꼽히던 이곳은 서해안의 핵심 발전축으로 떠오르면서 땅의 가치가 치솟았던 것이다. ‘길’은 부동산 투자에서 집값ㆍ땅값이 오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재료로 꼽힌다. 아무리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도 ‘길’이 놓이면 주변 집값과 땅값의 그래프는 위를 향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도로와 전철망이 새로 깔린다는 것은 단순히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길은 모든 개발의 중심축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도 “택지개발예정지를 선정할 때 도로ㆍ전철망은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길’은 불확실성이 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재료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길이 새로 뚫리면 땅값은 개통 직전 5~10%, 개통 후 10~20% 오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건설계획ㆍ착공 등 그 이전 단계에서도 값은 추가로 더 오를 수 있어 ‘길’ 하나만으로 생기는 가치 상승폭은 그 이상이다. ◇넘쳐나는 새 길= 정부가 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나서면서 신설 도로망 확충계획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향후 2~3년내에 크고 작은 고속도로ㆍ국도가 잇따라 개통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눈여겨 봐야 할 곳은 수도권 동북부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중 유일하게 미개통 구간으로 남아있던 사패산터널을 포함한 송추IC-의정부IC 사이 28.8㎞가 연내에 완전 개통되기 때문이다. 의정부는 물론 남양주ㆍ양주 등 주변부가 외곽순환고속도로 완전개통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이다. 수도권 동부 지역의 호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동서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다. 동서고속도로는 총 연장 150㎞로 서울-춘천-양양을 잇게 된다. 이중 이르면 오는 2009년 우선 개통되는 서울-춘천구간은 남양주ㆍ가평은 물론 춘천 등 영서지역의 집값ㆍ땅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 있다. 경부고속도로 기능 마비로 정부가 최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제2경부고속도로는 전통적인 주거중심축인 경부축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개발 축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까지 낳고 있다.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남을 기점으로 용인-오산-천안-연기를 연결하게 될 제2경부고속도로가 오는 2009년 착공되면 주요 축 주변 부동산 시장을 다시 한번 들썩이게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송도ㆍ영종ㆍ청라 등 인천과 시화-오산-용인-남양주-양주-동두천-파주-김포 등을 순환하게 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1기신도시를 연결한 기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처럼 2기 신도시의 핵심 교통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언제 투자해야 할까= 신설도로 주변부의 집값은 단기간에 급등하기 보다는 건설 단계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속도로의 경우 계획 수립에서 적어도 4~5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역시 단기 급등을 노리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역으로 이미 개발계획이 발표된지 몇 년이 지났거나 개통이 임박한 길이라도 굳이 투자대상 지역에서 제외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신설도로는 개통 후에도 최소한 5~10% 이상 오를 여력이 있다”며 “해당 수혜지역들이 개통후 효과를 체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해당 도로의 개통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기존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는 곳보다는 그동안 도로망이 취약했던 곳일수록 체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 상승폭도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들어 최악의 장세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시 일대 집값이 수도권 지역에서 돋보이는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기존 교통망이 취약했던데 따른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시장 상황이 안좋을수록 기본 원칙에 충실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도로ㆍ전철망은 노하우가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라고 조언했다. ● 수도권 전철망 여전히 '투자 매력'
광역 전철망 서울 접근성 크게 좋아져
지하철 9호선 '마지막 황금노선' 주목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들여다 보면 마치 '거미줄'을 연상하게 된다. 도심과 강남을 중심으로 현재 건설중인 9호선까지 포함하면 웬만한 곳에서는 걸어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아무리 멀어도 버스 등으로 10분이면 지하철역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최소한 서울시내에서 '교통'은 더 이상 부동산 투자에서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전철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호재다. 특히 신도시 개발에 맞춰 정부와 일선 지자체들이 서울과 연계되는 전철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신설 전철망을 잘 살펴보면 알짜 투자처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 철도를 전철화하거나 지하철노선을 연장해 구축하는 수도권 광역전철망. 최근 개통된 중앙선 청량리-덕소구간 및 경원선 복선전철화 구간을 비롯해 연말로 예정된 경의선 성산-문산 구간 전철복선화가 대표적 예다. 그동안 취약했던 수도권 동북ㆍ서북부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셈이다. 수도권 남부지역에서는 내년 완공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 용인 경전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분당선 기점인 오리역에서 수원을 잇는 분당선연장선과 기흥-에버랜드를 잇는 용인경전철은 도로 기능 마비로 한계에 부딪친 경부축 주요지역의 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까지 낳고 있다. 한강을 따라 서울 강남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지하철9호선은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황금 노선으로 불리고 있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9호선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강서구ㆍ영등포구 일대 지하철 주변 아파트는 오는 2009년 개통을 앞두고 그동안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이밖에 2010년 개통예정인 분당선 선릉-왕십리, 신분당선 정자-강남구간도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재료다. 또 최근 건설계획이 발표된 목동선ㆍ서부선 등 서울시내 주요 경전철 주변도 그동안 집값 상승자에서 소외됐던 곳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전철망이 확충되면 집값은 물론 신설 역세권을 중심으로 땅값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일부 지역은 이미 개통을 앞두고 호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지나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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