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크린골프 대중속으로 "더 가까이"

비용부담 적어 휴일 가족나들이 고객 늘고<br>볼 쳐다볼 필요없어 '헤드 업' 교정 효과도<br>일부 '000방'·고액 내기 등 변질은 문제로

동호인들이 모여 스크린골프를 즐기고 있다.

하얀 천 위에 국내외 유명 골프코스의 전경이 투사된다. 타석에서 실제로 샷을 날리면 화면은 센서가 감지한 스윙 정보에 따라 골프 중계방송을 보는 것처럼 볼이 떨어지는 지점으로 옮겨진다. 최근 주택가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는 스크린골프 이야기다. 지리적, 인구통계학적으로 골프장의 충분한 공급에 한계가 있는 국내에서 골프 대중화를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가능성을 시험 받는 중인 스크린골프의 속을 들여다봤다. ◇도심속 골프 나들이 새 풍경= 대기업에 다니는 문경용(35)씨는 부서 회식 날 스크린골프로 ‘2차’를 대신한다. 막 입문하는 동료들이 많은 데다 비용이 실제 라운드의 6분의1 정도로 부담이 적고 과음도 막을 수 있어 찾는 횟수가 잦아진다고 한다. 스크린골프의 최대 장점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 심야까지 영업하는 곳도 많다. 휴일 아파트 단지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는 골프백을 멘 가족단위의 모습도 스크린골프가 가져온 새로운 풍경이다. 실제 필드에서 라운드를 마친 뒤 속칭 ‘19홀’ 장소로 스크린골프를 찾아 아쉬움을 달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헤드 업을 안 하게 된다고(?)= 서울 여의도의 한 기업체 차장으로 근무하는 정모 씨(45). 최근 제주도의 강풍 속 라운드에서 동반자들보다 10타나 좋은 스코어를 낸 뒤 “스크린골프가 비결”이라고 털어놨다. 장타를 때리지만 고질적인 헤드 업으로 방향성에 문제가 있었던 구력 15년의 정씨는 몇 년째 스크린골프 무용론을 폈으나 올 겨울 동료들에 이끌려 서너 차례 경험한 뒤 예찬론자가 됐다. 스크린과 거리가 3~4m에 불과한 특성상 볼을 쳐다볼 필요가 없고, 자연스레 다운스윙 때 머리를 들지 않으면서 방향 일관성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기종에 따라 자신의 구질과 임팩트 구간 스윙궤도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어느 정도 기량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시즌대비 간접 필드경험 제격= 겨우내 라운드욕구의 해방구 구실을 했던 스크린골프는 봄 시즌을 앞두고는 미리 필드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허공을 향해 하는 샷 연습보다 훨씬 낫다. 무엇보다 라운드를 하며 받게 되는 ‘스코어’가 동기부여를 하기 때문이다. 타깃을 정한 뒤 집중해서 치게 되고 상황별로 클럽 선택과 샷 구사를 달리 해야 하므로 간접 필드경험다. 또 비록 실제 코스는 아니더라도 푸른 빛의 코스를 상상하면서 전략을 생각하는 것은 기량 향상에 유용한 이미지트레이닝의 효과도 가져다준다. ◇‘○○방 문화’ 변질은 곤란= 물론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행이나 유흥과 접목한 변질적 양태도 독버섯처럼 나타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고액의 내기 골프가 행해지는가 하면 폐쇄된 형태의 업소에서는 주류 판매나 도우미(?) 합석 등의 행위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사회에 만연된 어두운 ‘방 문화’로의 변질은 바람직한 골프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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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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