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인사개혁과제 확정] 투명하고 효율적 정부 만든다

정부가 8일 제시한 국가 인사시스템 개혁 로드맵(일정지도)의 구상은 원대하다. 여기에는 그동안 문제로 부각됐던 공무원 임금 시스템, 판공비 사용, 인사권 행사, 평가시스템, 인력관리, 노사관계, 여성공무원등과 관련된 문제점과 비전이 모두 녹아있다. 핵심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평가, 핵심역량 강화로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것. 그러나 아직은 말 그대로 구상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공무원 보수 현실화 = 정부는 공무원의 임금을 현실화시켜 기본급 수준과 실제임금 수준간의 착시현상을 해소시킬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보수현실화 단계를 완성하고 2005년까지는 보상제도를 정비한 뒤 참여정부 말인 2007년까지는 성과주의 임금체계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부는 3급이상 고위 공직자들의 보수 현실화를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전기정 청와대 정책프로세스개선(PPR)비서관은 “중하위직의 경우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한 보수현실화로 인해 민간중견기업대비 96.8%수준까지 올라와있으나 3급이상의 경우에는 70%수준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전 비서관은 “임금을 올려주더라도 민간기업수준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5급이상 여성고위공무원 2배 확대 = 정부는 또 인사정책은 중앙인사위, 집행은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된 인사기능을 통합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이를 위해 올해말까지 중앙인사위와 행자부의 인사국을 통합할 예정이다. 차별인사의 문제점도 개선할 계획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 전체의 5%에 불과한 5급이상 여성공무원은 2006년까지 10%로 크게 늘어난다. 기술고시로 등용된 공무원을 포함해 과학기술직에 대한 대우도 획기적으로 강화된다. ◇4급이하도 다면평가 = 정무직에 대해서는 정부와 직접 성과계약제와 청렴계약제를 체결하고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평가시스템이 올해안에 가동된다. 장기적으로는 4급(서기관)이하에까지 다면평가를 확대하고 성과지표를 개발해 적용하는 시스템을 작동한다는 계획을 로드맵은 담고 있다. 약방의 감초와도 같이 탄력적 인력관리 체제 구축을 내세운 민ㆍ관ㆍ학ㆍ정 상호간의 인사교류 촉진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문제점은 없나 = 인사시스템 개혁을 위한 로드맵은 치밀하고도 원대하게 짜여졌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너무 교과서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특히 관련부처가 협의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돼 실행과정에서 내용이 변질될 우려도 높다. 전 비서관은 8일 공무원임금현실화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협의가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공무원임금 현실화는 공무원연금시스템과 충돌은 없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공무원임금 현실화를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퇴직군인들의 연금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 군인연금법을 뜯어고치는 파행을 겪은 경험을 갖고 있다. 인사기능을 합치는 것도 부처간 밥그릇 싸움 때문에 제대로 이뤄질 지 미심쩍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4급이하까지 확대하겠다는 다면평가는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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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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