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정부 감사의 새 이정표

[기자의 눈] 정부 감사의 새 이정표 곽경호기자 kkh1108@sed,co.kr "공해를 극복하고 국내외에 생태환경도시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울산시에 찬사를 보냅니다." "울산 태화강변에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를 설치해보면 어떨까요." 언뜻 보면 과도한 립서비스 같은 소리지만 울산시에 대한 정부합동감사를 벌이고 있는 행정자치부 감사반의 공식적인 의견들이다. 행자부 감사반은 5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울산시가 추진 중인 태화강 마스터플랜과 둔치시설 이용계획,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을 검토한 뒤 보완하거나 반영할 33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행자부가 지방정부에 대해 감사를 벌인다고 하면 날선 지적과 비판으로 한동안 팽팽한 긴장감이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달 말 행자부 감사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이 같은 모습이 재연될 것으로 대다수 시민들은 기대(?)했다. 행자부 감사반은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울산시의 행정이 나아가야 할 블루오션을 제시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정부합동감사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문 연구용역기관에서나 나올 법한 감사 결과를 대거 쏟아냈다. 먼저 남구 신정동 태화강 둔치에 기존의 테니스장 등 체육시설을 철거하고 세계적인 다목적 오페라하우스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지방정부의 예산 과다사용을 지적해야 할 감사반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감사반은 한 발 더 나아가 "남구 남산에는 높은 전망대를 설치하고 이 곳과 태화동 십리대숲까지 케이블카를 설치, 태화강을 횡단하면서 짧은 시간에 울산 전역을 관람할 수 있는 관광시설을 설치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행자부의 이 같은 권고는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 울산시가 당장 추진하더라도 시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을 만한 내용들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하지만 립서비스에 가까운 행자부 감사반의 이번 감사 결과에 의아해 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태화강 마스터플랜에 불필요한 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아닌지, 줄기차게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각종 현안사항 처리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감사 결과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시정에 대한 날선 비판과 지적을 기대해온 시민 여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도 좋지만 찬양 일색이라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감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시민들은 건전한 비판과 선심성 감사는 엄연히 구분되기를 바라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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