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MIT공대 첨단연구소 예측] 2010년 디지털 생활

식사 후에는 얼마전 구입한 자동차로 출근한다. 면허를 딴지 얼마 안돼 운전 솜씨는 서툴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카」가 알아서 안전 운전을 도와주기 때문이다.미국 MIT 공대의 첨단 연구기관인 「미디어랩」이 내다보는 2010년의 생활상이다. 미디어랩은 지난 IBM, 모토롤라, G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출자해 80년 설립된 첨단 디지털 연구소. 연간 3,000만달러의 거대한 예산을 들여 미래 생활을 주도할 첨단 기술을 배출해내는 곳이다. 일본의 경제전문지인 「동양경제」는 최신호(11일자)에서 4개 분야에 걸친 미디어랩의 최근 연구 동향을 보도, 10년 후의 디지털 생활을 예측했다. ◇IT혁명…노래 불러주는 주방= 스파게티 봉지를 싱크대에 놓으면 칸쵸네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냉장고 안에 우유가 떨어져가면 냉장고 안에 부착된 계량기가 인터넷을 통해 가게로 자동 주문, 곧바로 우유가 배달된다. 운전중에 카 네비게이터에 냉장고가 보내는 메세지가 뜬다…「주스가 떨어져갑니다」 미디어 랩의 조피쉬 케이가 그리는 미래 부엌의 모습이다. IT혁명이 가장 빨리 닥치는 곳은 다름아닌 부엌이라는게 케이의 생각.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케이의 「스마트 키친」 연구에 이탈리아의 가전회사 등 여러 업체들이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죠셉 파라디소가 개발한 「음악 신발」도 21세기를 즐겁게 해 줄 아이템 중 하나. 신발 안에 센서를 내장, 스텝을 컴퓨터에 전달하면 스텝에 맞춘 음악이 흘러나오록 고안된 「음악신발」도 미래 생활에서의 응용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 혁명…난폭운전자도 모범운전자로= 서툴고 난폭한 운전자들도 미디어랩이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카」의 핸들을 잡으면 모범운전자로 둔갑할 수 있다. 운전하는 사람의 운전 습관 데이터를 사전에 입력, 자동차가 사람에 대신해 매끄러운 운전자 노릇을 해 주기 때문이다. 미숙한 운전솜씨나 돌발행동이 주행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컴퓨터가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셈. 센서가 운전자의 감정과 스트레스 등을 감지, 안전 운전을 도와줄 수도 있다. 파티 마스 교수가 고안한 「카 토크」를 사용하면 운전하면서 간판이나 표지판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된다. 이는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해주는 소프트웨어. 「사람과 자동차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미디어랩 자동차 연구의 기본을 반영한 연구 결과다. ◇센서 혁명…나를 알아주는건 장갑뿐?= 미디어랩의 창의력은 사람의 감정 변화를 정확히 인지해서 알려주는 「디지털 장갑」까지 탄생시켰다. 로자린 피커드와 조세린 샤이러라는 두 명의 여성과 필립스사와 공동 연구물이다. 디지털 장갑은 장갑 안에 내장된 센서가 체온과 손에 나는 땀의 변화 등의 데이터를 활용, 불안이나 슬픔, 기쁨 등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 센서가 감지하는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원격 심리상담 등도 가능해진다. 장갑은 기본기에 불과하다. 로자린이 독자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몸짓이나 얼굴표정의 변화, 목소리, 호흡 수, 체온, 맥박수, 근육의 긴장도 등의 정보를 수집, 감정을 분석해낸다. 21세기엔 친구나 가족보다도 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컴퓨터가 등장하게 될 수도 있다. 부인의 감정을 더 잘 알아내는 컴퓨터의 등장 앞에 미래의 남편들은 바짝 긴장해야할 것이라고 「동양경제」는 경고한다. ◇상거래 혁명…신원파악부터 상품 주문까지 「순간」= 상비약이 바닥났다. 약국에 가는 대신 약 상자에 찍힌 바코드를 마우스 패드에 갖다 대기만 하면 인터넷망을 통한 상거래가 성립된다. 업체는 컴퓨터에서 주문자의 주소를 확인, 곧바로 상품을 배달해준다. RFID(RADIO FREQUENCY ID·무선주파수)라는 기존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랩 마이클 할리 교수의 연구팀들이 실현시키려는 미래의 전자상거래 모습이다. RFID는 개인에게 고유의 주파수를 배정, 한순간에 신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신분증명용 칩. 할리 교수에 따르면 신용카드나 현금카드, 비디오 대여카드 등 수많은 카드가 모두 RFID 하나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 RFFID와 인터넷의 접목은 21세기 전자상거래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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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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