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이사람] 김정식 신세계 기업윤리 실천사무국 과장

"올곧은 기업의 윤리파수꾼에 보람""윤리 경영이 회사 구석구석에 확산되도록 만드는 파수꾼 역할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세계 김정식(38)과장은 '기업윤리 실천사무국'이라는 다소 낯선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윤리 사무국이란 임직원들이 윤리규범을 업무 활동의 기준으로 삼아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내 조직. 신세계가 윤리경영을 선포한 것은 지난 99년12월. 이후 1년 반 동안 김 과장은 윤리 경영의 실무 책임자로서 직원들을 윤리와 도덕으로 무장시키고 사내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조타수로서 활약하고 있다. 김 과장은 "유통업체의 경우 수많은 고객과 거래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윤리 경영을 실천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국내 기업에선 아직 초보 단계라 업무영역을 앞장서 개척해 나가야 한다 "고 밝혔다. 사무국이 활동에 들어간 이후 사내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낳았다. 최근 여직원 성희롱사건을 원만하게 처리한 것이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시킨 게 단적인 예다. 협력업체와의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관행 정착도 핵심사업중의 하나다. 김 과장은 "무기명 설문조사를 통해 협력업체의 만족도를 일일이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내놓는 등 올바른 상거래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세계와 거래하고 있는 협력업체만 모두 6,6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또 '호국 보훈 감사의 달''이웃사랑 캠페인'등 매달 정기적으로 테마를 정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세계의 도덕성과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도록 만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8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사무국은 회사 안팎에서 제보를 받는가 하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개선방안을 접수하고 있다. 김 과장은 "최근 비윤리 기업의 제품을 국제 거래에서 규제하는 '윤리라운드(ER)'가 도입되는 등 윤리 경영은 이제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대기업들이 일찍부터 윤리경영에 나서 이미지 개선은 물론 경영성과 개선에도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는 "이제 기업이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르면 회사의 흥망마저 위협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면서 "윤리는 곧바로 기업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포천'지가 해마다 발표하는 '가장 존경 받는 기업'에 선정되면 실적도 좋아지고 종업원의 사기도 높아져 결국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신세계의 윤리경영 사례가 점차 알려지면서 이를 배우려는 기업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또 전경련과 반부패특별위원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모범사례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포항제철 등 기업들의 벤치마킹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김과장은 "활동 초기엔 직원들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려는 수단도구로 활용하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면서 "사내에서도 '윤리선생'으로 불릴 만큼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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