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시장의 전면개방을 앞두고 중앙ㆍ지방정부는 물론 농가에서도 잉여 농산물을 두고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특히 주식인 쌀의 경우는 지난해 1인당 소비량이 87kg으로, 1996년 105kg에 비해 18kg이 줄어들었으며, 재고량에 있어서도 96년 169만석에서 올해 1,190만석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쌀 소비 촉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농림부의 축구선수 김남일과 김태영을 모델로 한 `러브미(LOVE米)` 캠페인과 방송국 유명 아나운서 3명의 홍보대사 임명 등은 바로 시급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대국민 홍보활동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활동에도 불구하고 현재 급격한 핵가족화와 외식문화의 보편화로 인해 식단의 서구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의 경우도 서구화된 식 습관으로 인해 신장과 몸무게는 과거에 비해 증가했으나 당질, 지방질 등의 과잉섭취로 체질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2002년 식품ㆍ영양소 섭취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19세 유ㆍ청소년의 9%가 동물성 단백질 섭취 위주의 식 습관에서 비롯된 고 콜레스테롤 증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식 습관의 변화는 물론 곡류 섭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전체 곡류 식품의 섭취 감소와 동물성 단백질, 페스트 푸드 섭취 증가에 기인한 유ㆍ청소년들의 불균형적 영양과잉은 가정 내에서의 식 문화 개선과 더불어 다양한 곡류 가공식품의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즉 쌀 소비 촉진에 있어 애국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가공식품의 개발과 육성이다. 단순히 `신토불이`가 최고라는 선언적 구호만으로는 자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치열해진 개방화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제 우리 식생활의 주된 영양 공급원인 쌀 소비을 촉진하고 아동기ㆍ청소년기의 균형 잡힌 영양섭취을 위해 쌀 음료와 같이 오랜 세월 즐겨 먹었던 우리 먹거리를 현대적으로 해석, 상품화하는 기업활동과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야말로 서구화로 치닫고 있는 식 문화를 개선하고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 소비를 앞당기는 방안이 될 것이다.
<조규철(웅진식품 문화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