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정책 "이럴수도…저럴수도"

외화가뭄 해소하자니 달러 공급해야 하고<br>개입하자니 보유외환 줄고 외채비율 증가<br>환율 3원 올라 1,158원


외환정책 "이럴수도…저럴수도" 외화가뭄 해소하자니 달러 공급해야 하고개입하자니 보유외환 줄고 외채비율 증가환율 3원 올라 1,158원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중병에 걸렸지만 돈이 아까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신세입니다."(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 국제금융위기로 국내 외화유동성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외환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기관의 달러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화자금시장인 스와프시장에 달러를 충분히 공급해줘야 하지만 이럴 경우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덩달아 유동외채 비율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각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당국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찔끔찔끔 달러를 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사방에서 곡소리가 울려퍼지는 형국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화와 달러를 맞바꾸는 외환스와프시장에서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의 격차)는 전일 대비 2원50전 오른 -5원50전을 기록했다. 지난 23일(-10원)의 패닉 상황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단기 외화자금 동맥은 꽉 막힌 상태다. 평상시 플러스인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원화보다 달러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한은의 스와프시장 개입과 재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 지원 발언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화자금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는 당국의 더 많은 달러 공급을 애타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행보는 소극적이다. 한은의 달러공급 물량은 단기물 위주로 수억달러에 불과하고 재정부의 지원사격은 구두선에 머물고 있다. 왜 그럴까. 스와프시장 개입이 외환보유액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스와프시장 개입 물량과 재정부의 외평기금은 모두 외환보유액이다. 물론 1개월이나 3개월의 기간을 두고 달러를 빌려주고 만기시 되돌려받기 때문에 실제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몸을 사리는 이유는 해당월 외환보유액 감소로 잡히기 때문이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당국의 환율안정 개입으로 연초 대비 수백억달러 감소한 상황에서 이달마저 감소세로 집계될 경우 정부의 외환정책에 비난이 쏟아질 것은 자명하다. 9월 말 외환보유액 발표도 며칠 남지 않았다. 실제 정부는 최근 수백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쏟아붓고도 환율을 안정시키지 못해 수차례 혼쭐이 났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2,4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스와프시장에 개입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보유액이 축날 것"이라며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정치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외채 문제도 스와프시장의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비율은 86.1%로 3월 말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외환보유액이 줄게 되면 자연히 이 비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재정부 관계자는 "순채무국 전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외채 비율은 민감한 사안"이라며 "해외에서는 유동외채 비율도 발표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스스로 발목을 잡아 정책운용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환보유액ㆍ외채ㆍ환율이 서로 맞물려 있어 한쪽을 지키면 다른 쪽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딜레마이기는 하지만 여론의 인식만 바뀌면 외화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충분한 수단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수에 얽매여 할 일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와프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외환보유액이 줄고 이럴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시장심리가 더 나빠질 수 있어 당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가경제에 문제가 생길 만큼 외환쪽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로 전일 대비 달러당 3원70전 오른 1,158원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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