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철근’ 유통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특히 국내에 유통되는 일부 중국산 철근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조차 판매하기 힘들 정도로 품질이 불량해 중국산 철근을 사용한 건축물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제품의 급증하면서 국내 건설시장에서 국내산 철근으로 위조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근 성수기로 물량이 딸리자 아예 건설사들이 직접 중국산 철근들을 수입해 사용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일부 중국산 철근의 경우 생산품에 대한 자체 품질시험시설조차 갖추지 않아 중국 현지에서 조차 판매하기 어려운 것들”이라며 “이것들이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은 물론 비규격품 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에도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편법 유통사례는 ▦중국산 강종(현지 규격 GB Q235)이 국산 KS제품(SS400)으로 바꿔치기 되는 경우 ▦중국 D12(직경 12mm) 철근이 국내 D13(직경 13mm) 철근으로 변조되는 경우 등이다. 또 ‘생산자 TAG 및 시험성적서 조작’ 등 다양한 위법 행위를 통해 짝퉁 중국철강이 국내 건설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H형강은 중국의 전체 수출량 143만7,000톤 가운데 57%인 81만9,000톤. 문제는 이들 중국산 철강이 어떤 품질검증이나 사전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내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규격이 바꿔치기 된 강재는 항복강도, 인장강도가 감소해 구조물의 안전도를 재점검하지 않으면 붕괴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철강제품 유통을 확산시키는 또 다른 원인은 철강가격 상승에 따라 철강 수입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69개사였던 철근 수입업체는 지난해 81개사로 늘어나며 경쟁적으로 중국산을 수입하고 있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EU를 비롯한 각국들이 구조물의 안전을 위해 철근 등 건축용 철강제품에 대해서는 사전 품질인증제, 수입 허가제, 사전등록제, 수입 모니터링 제도 등의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자국 철강산업보호를 위한 비관세 장벽 차원이 아닌 구조물에 대한 안전과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만큼 국내에서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