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 화해·협력 '새 발판'

■ 南北도로·철도 7개항 합의장관급회담등 활기띨듯… 핫라인개설등 동의 '눈길' 남북관계가 급속히 화해ㆍ협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임시도로 개통에 따라 연내에 금강산 육로관광이 실현되고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한 남북한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남북간 화해협력은 확고한 물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앞으로 계속되는 개성공단건설 실무협의회(10월 중, 개성), 제8차 장관급회담(10.19~22, 평양) 등 향후 남북간 회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관측된다. ▶ 남북협력 본격화 토대 마련 이번 합의안이 실현된다면 오는 12월 초부터 강원도 고성~송현리 임시도로가 개통돼 금강산 육로관광이 연내에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는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금강산 관광의 숨통을 트여주리라는 기대다. 남북은 또 18일 경의선ㆍ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동시에 갖게 돼 양측간 본격적인 교류ㆍ협력시대의 서막을 올린다. 즉 합의대로라면 연내에 금강산 관광용 임시도로와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고 내년 3월께 경의선 도로, 9월쯤 동해선 철도ㆍ도로까지 이어져 남북 사이에는 모두 5개의 통행로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사실 이 같은 합의안은 그간 북측 군부의 반대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사안들이다. 그런 까닭에 북측 군부가 24일부터 군사 핫라인 개설에 합의하고 17일에는 판문점에서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경의선ㆍ동해선 연결공사에 따른 군사보장합의서 서명 교환을 마무리지었다는 사실은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이는 북측 군부가 비무장지대의 개방을 일정분 허용한다는 뜻이 담겨 군사적 신뢰구축 조성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특히 남북이 막판까지 팽팽한 이견을 보였던 북측에 제공될 500억원 규모의 철도ㆍ도로공사 자재ㆍ장비의 지원(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 연리 1%)을 둘러싼 해법에 우리측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돼 북측 지도부가 이번 회담에 전향적 자세로 임했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당초 북측은 '남측이 공사 자재ㆍ장비를 차관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임대를 조건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운전장비는 임대로, 고착장비는 공여의 형식으로 하자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다 북한에 지원된 자재ㆍ장비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남측 기술자들이 방문할 수 있게 한 점도 '군사용으로의 전용'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상당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일부에서 제기하는 장비ㆍ자재의 전용을 둘러싼 우려 등을 없앨 수 있는 검증장치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측이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해 500억원 가량을 차관형식으로 북에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정치권에서의 '대북 퍼주기' 논란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선 시점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 한반도 치열한 외교전 예고 남북간 화해구도가 뚜렷해짐에 따라 미ㆍ일ㆍ중ㆍ러의 한반도 전략에도 일정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로서는 당장 비무장지대 개방에 따라 이라크와의 전쟁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등에 대한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한 대북 강경론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17일 첫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일본과 한반도에 이권을 감안한 중국ㆍ러시아 등도 본격적인 남북 화해 국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쟁탈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한반도는 다시금 치열한 외교전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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