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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노 스포츠 콩트] 사재혁은 왜 외면을 당해야 했을까


예상을 했던 대로 이번 추석 연휴 연예 오락 프로그램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이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모았다. 예년과 다른 점은 금메달리스트 위주에서 은메달이나 동메달 또는 성적이 좋지 않았어도 투혼을 벌였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에게도 초점이 맞춰졌더는 점이다. 가장 각광은 받은 선수는 역시 ‘살인미소’ 이용대 선수 였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 선수는 거절을 해서 그렇지 거의 모든 프로에서 섭외를 했고, 5판 연속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딴 유도의 최민호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장미란은 무릎 팍 도사 등 굵직굵직한 프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양궁의 박성현 박경모 커플, 펜싱의 남현희, 유도의 왕기춘, 사격의 진종오, 태권도의 금메달리스트 4명도 몇몇 프로에 나와 베이징에서의 뒷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역도의 이배영 선수는 용상 1~3차 시기에서 부상 투혼을 보인 것이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줘서 그런지 여느 금메달리스트 못지 않게 각광(?)을 받았다. 이배영은 순박하게 잘생긴 얼굴과 진솔한 말솜씨 그리고 몸을 쓰는 프로에서는 서전트 점프 127cm, 제자리 멀리뛰기 2m73cm의 괴력을 발휘해 역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함을 몸으로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이배영 선수는 4년 전인 2004 아테네 올림픽 때는 역시 69kg급에 출전해 342.5kg을 들어 347.5kg을 든 중국의 장궈정 선수에 이어 은메달을 따기도 했었다. 장미란 윤진희 이배영 등이 각각의 사연 때문에 각광을 받다보니까 역도 남자 77kg급에서 한국 남자역도 사상 16년 만에 금메달을 딴 사재혁 선수가 쏙 들어갔다. 사재혁 선수는 역도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장미란, 스승이 지난 5월 암으로 사망한 애틋한 사연을 갖고 있는 여자 역도 53kg급 은메달 리스트 윤진희 그리고 부상 투혼의 이배영의 그늘에 가린 것이다. 사재혁은 남자 역도 77kg급에서 금메달을 자신한 중국의 리홍리 선수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땄다. 사재혁은 인상에서는 163kg에 그쳐, 168kg을 든 중국의 리홍리에 5kg 뒤졌으나 용상에서 203kg을 들어 198kg에 그친 리홍리에 5kg 앞서 합계 366kg으로 똑 같았지만 체중이 덜 나가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역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돼서 선수층이 얇은 여자 역도와는 달리 1896년 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된 그야말로 올림픽의 터줏대감종목이다. 멀리 고대 올림픽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역도와 비슷한 종목이 성행된 기록이 있어 그야말로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남자 역도 77kg급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체급이나 역도에서도 황금체급에 속한다. 따라서 사재혁 선수의 금메달은 박태환, 장미란의 금메달에 못지않은 매우 의미 있는 금메달이었다. 더구나 사재혁은 역도 선수 가운데 가장 미남 선수에 속해서 연예프로에 나와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사재혁은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포상금도 대한역도연맹으로부터 5000만원, 대한역도연맹 후원사인 아디다스 코리아로부터 1000만원 등 겨우(?) 6000만원을 받는데 그쳐 CF를 포함해서 수 십억원을 번 박태환이나 수 억원을 챙긴 최민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다. 사재혁은 이제 23살밖에 안되기 때문에 역도선수로 절정기에 이르는 27살이 되는 2012년런던 올림픽까지 노릴 예정이다. 스포츠 꽁트; 매스컴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사재혁 ; 매스컴에서 귀찮게 굴지 않아서 오히려 운동을 하기 좋은 시간을 가졌다. 스포츠 꽁트; 그래도 섭섭하지 않았나? 사재혁 ; 솔직히 말하면 CF건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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