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때늦은 서머랠리 올까

3번째 상승시도 불구 신중론 우세주식시장 급등에 따라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상승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반등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대체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관론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경기 저점에 대한 바닥심리와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 현대투신 매각협상 등 반등 계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의 매수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3ㆍ4분기 이후에도 계속되는 불확실한 경제전망과 기업의 실적악화, 580~600포인트대의 두꺼운 매물벽을 뚫을 주도주와 모멘텀의 부재 등이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어 최근 급등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후자가 우세한 편이다. ◇재고증가율 감소, 수익성 개선 긍정적인 시각의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경제지표들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내성, 즉 불황대처능력이 생겼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수가 없다고 전망한다. 최근의 재고증가율 감소는 기업의 부담은 줄여주고 수익성은 좋아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호재라는 평가다. 특히 세계 경기를 이끈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진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6월 중 반도체산업의 설비가동률이 33년 만에 가장 낮은 63.8%로 하락했다는 소식이 저점과 반등에 대한 기대를 높여 놓고 있다. ◇풍분한 반등 계기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문제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면서 반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부 외국언론의 부정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현대투신ㆍ대우차ㆍ서울은행 등 해외 매각건의 협상 타결 전망과 25일 방한한 S&P 국가신용평가팀과 9월로 예정된 무디스의 실사결과 발표 때 국가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결국 기업의 수익성 증가와 경제상황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수익성 개선과 상황의 반전을 이끌 계기들이 마련돼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펀더멘털의 악화, IT산업의 부진이 가장 큰 걸림돌 그러나 불투명한 주가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기업의 재고조정이 더 필요하고 실물부문의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3ㆍ4분기와 4ㆍ4분기 미국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IT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회복과 장세 반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아르헨티나 등 신흥시장 불안이 재발할 가능성도 세계경제 회복에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580~600선의 매물대, 주도주 부재 종합주가지수는 2주간 급등하며 큰 저항없이 560선을 넘어섰지만 580선 이상에서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 580까지는 매물공백대인 반면 그 이후에는 매물벽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최근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20만원대 회복을 시도하다가 매물이 쏟아지면서 추가 상승에 실패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NEC의 D램 생산 중단과 메릴린치증권의 반도체 투자등급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불황의 원인인 수요 부진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윈도XP출시가 반도체 수요 회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윈도2000이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제한적인 상승은 상대적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으로 상승장을 이끌 주도주로 나서기는 힘든 상황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장기적인 관점의 저가매수 시도 최근 외국인의 매수와 반도체주, 금융주의 강세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올들어 두번의 반등실패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과감한 매수보다는 관망하는 입장에 있다. 지난 주 외국인 투자자가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인 반면 일반투자자들은 3,400억원을 순매도했다는 점이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대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반등도 지난번과 같은 주가가 싸다는 점과 유동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외국인 매수와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재료로 삼고 있다"며 "지난 번 보다 여건은 나아졌지만 시장은 두 차례에 걸친 반등의 실패로 좀 더 강한 모멘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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