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해는 적” 안전체감 높이기 총력/산업안전

중화학업체를 비롯, 제조업 사업장에서도 각종 재해가 빈발하고 있다. 장비사용이 늘어나고 신규화학물질의 사용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화재, 폭발, 중독등 산업재해의 유형이 대형화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이 재해발생 위험도가 점차 높아져 가면서 각 기업들은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 근로자의 안전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재해추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의 안전관리 활동을 살펴본다.<편집자주>◎한화종합화학/미 다우케미칼 안전시스템 도입 운영/화학물질 폭발 위험도 사전측정 대비 한화종합화학은 「안전없는 생산성 향상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경영층의 확고한 안전최우선의 경영방침과 근로자들의 안전 마인드 생활화를 통해 안전초일류 사업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회사 군산 PVC공장의 경우 동종업계 최초로 11년간 무사고를 기록, 무재해 10배목표를 달성해 그동안 안전부문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종업원 4천3백여명에 사업장만도 여천 1·2공장, 울산 1·2공장, 진해공장, 부강 1·2공장, 군산공장등 전국 5개 지역에 8개공장을 갖추고 있는 매머드 종합화학업체다. 생산제품은 PVC, 폴리에틸렌등 합성수지와 그 원료 그리고 가공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회사의 안전관리제도는 근본적으로 과거 합작회사이자 안전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선진기업인 미국 다우케미칼사의 안전관리 시스팀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각종 기술수준등을 활용한 선진 위험성 평가 기법을 공장설계 초기부터 도입,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전 임직원의 의식구조 개선을 위해 안전관찰훈련과정인 STOP(Safety Training Observation Program)기법을 도입,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데 큰 효과를 거두었다. 또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해 공정안전관리(PSM) 기법인 HAZOP기법을 도입, 적용해 석유화학공장의 특성을 감안한 안전관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외 석유화학공장에서 실제 경험했던 화재, 폭발및 손실자료에 기초하는 화재및 폭발지수에 의한 단위공정별 위험도를 분석,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작업시작전 안전작업허가서를 발부받아야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독특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정부로부터 산재예방 유공자 단체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제일제당 김포공장/다시다 생산라인 손절단 등 위험 상존/보호구·표준작업 준수로 안전 체질화 제일제당 김포공장은 지난 93년 9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치 않았다. 무재해 2배달성이다. 공기저장 탱크를 비롯, 공기압축기, 호이스트, 지게차등 다수의 위험기계 기구를 보유하고 있는 이 공장이 이같이 무재해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경영이 뿌리를 내린 때문으로 평가된다. 93년 이전까지는 이 공장에서 안전사고가 한해에 3∼4건이 발생했었다. 자동포장기에 손가락이 절단되는가 하면 장갑을 낀 채 작업을 하다가 콘베이어 체인에 손가락이 말려 들어가 찰과상을 입는등의 재해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 공장은 지난 93년부터 안전관리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경영자는 물론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이대로는 더이상 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안전의식 강화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됐다. 이에따라 안전팀에서는 시설투자의 필요성을 본사에 건의, 이를 관철시켰으며 지속적인 안전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근로자의 안전확보에 나섰다. 올해 이 공장은 「안전의 기본원칙 지키기를 체질화하자는 것」을 구호를 내걸고 말 그대로 안전의 기본사항인 보호구착용, 불안전행동 금지, 정리정돈, 표준작업 준수등 안전을 체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안전의 기본원칙을 지키는 것이 체질화되려면 경영자의 끊임없는 지도와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거북하고 번거로운 면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습관화되면 오히려 안지키는 것이 어색할 정도가 됩니다』 이 공장 안전관리자의 설명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실제 이공장에서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는 근로자들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편 이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안전참여도를 인사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근로자들의 안전 생활화로 이어지고 있다. ◎제일합섬 구미공장/매년 30억 안전부문에 투자 예방주력/부서별 활동평가서 작성 고과에 반영 「무재해 공장을 실현하자」. 제일합섭(주) 구미공장의 경영방침 제1호다. 『산업현장에서의 안전문제는 그 어떤 것보다 우선돼야 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생산및 품질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관이 설정돼야 하고 이러한 가치관은 결국 산업현장의 재해를 줄여 안전보건분야를 선진화로 끌어 올리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제일합섬 구미공장 공장장 이영관 상무는 자신의 안전관을 이렇게 설명한뒤 『실제 사업장에서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공장에서 매년 총 설비투자액의 5%에 해당되는 20억∼30억원을 안전부문에 투자하고 지속적인 안전교육, 연간 1천여건에 달하는 개선제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올해는 특히 사업장내 종합플랜트의 경우 유해위험설비가 많아 공정안전관리(PSM)제도를 본격 도입, 중대산업사고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별도의 PSM전담팀을 구성, 운영하는 한편 더 나아가 46개 업체로 구성된 대구·경북화학설비 안전관리협의회를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하는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초 경미한 재해가 발생해 지난 6월 무재해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이 공장은 현재 무재해 2백만인시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노사합동 안전결의대회를 개최하는등 노동자협의회도 무재해 사업장 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동자협의회는 사업장내 불안전설비 방치여부, 보호구 착용실태등 현장확인 점검을 실시, 작업자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자율안전평가제도는 사업장내 안전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팀이 각부서 단위별로 32개 항목에 달하는 안전활동평가서를 작성, 그 결과를 각 부서장의 인사고과에 10%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각부서가 안전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최영규> ◎기아차 원주사업소/92년 2월내 사고전무… 무재해 ‘5배’/안전감시제·사고예방팀 운영 큰효과 기아자동차써비스 원주사업소는 지난 92년2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건의 산업재해도 발생치 않은 대기록을 세웠다. 자동차서비스 공장에서 무슨 재해가 일어나겠느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동종업계에서 무재해 5배를 달성한 사업장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83년부터 원주사업소가 설립당시부터 금무해온 이원복 소장은 그동안 재해를 많이 목격해 재해를 대수롭지않게 여기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불쾌감이 앞선다고 한다. 자동차정비공장에서는 안전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자동차를 들어 올리고 그밑으로 들어가는가 하면 눕거나 허리를 구부린 불안한 자세로 볼트를 죄고 풀고해야 하기 때문에 리프트사고나 요통재해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그런가 하면 작업중 물체의 낙하, 용접작업중의 화재나 감전사고, 그라인더 사용중 칩의 비산으로 인한 사고위험등이 상존해 있다. 현재 원주사업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안전활동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종업원 「안전감시제」와 「안전사고 예방팀」의 운영이다. 작업과정에서 발견된 위험요인나 개선해야 할 부분은 즉시 경영층에 보고하고 보고된 사항은 즉시 개선조치하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팀은 매월 첫째주와 둘째주 화요일에 사업장의 전반적인 안전문제를 협의하거나 각종 현장 시설물들을 직접 점검, 철저한 사전 안전을 기하고 있다. 이소장은 『처음 무재해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근로자들의 반응이 전혀 없었고 나스스로도 무재해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으나 이제는 전직원이 안전을 생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재해 5배를 달성, 이제부터 원주사업소의 안전은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소장은 『사고는 예고가 없고 따라서 안전관리는 끝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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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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