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5일] 외환보유액 관리에 관심 가져야

지난 6월 말 2,581억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이 7월 말에는 2,475억2,000만달러로 줄었다. 불과 한 달 사이 전체 보유액의 4%(105억8,000만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월간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가 환율하락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매도한 것이 주원인이다. 앞으로도 외환보유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지속적인 물가상승으로 정부의 시장개입이 계속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10년 전 외환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라는 호된 시련을 겪었던 우리에게 외환보유액가 줄어든다는 것은 염려스러운 일이다. 당국은 그러나 별로 걱정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외환시장의 심리적인 쏠림현상이 진정됐고 매월 운용수익도 나고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의 설명대로 외환보유액 감소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도 없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3월부터 외환보유액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국제수지ㆍ물가ㆍ성장률ㆍ투자 등 최근의 경제 펀더멘털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해 걱정스럽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 적자로 돌아서 올 5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적자가 90억달러, 재정부는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적자는 그만큼의 자본유출을 의미한다. 국가채무도 단기외채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IMF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단기외채가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2.8%에 달하고 8~9월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주식ㆍ채권은 물론 직접투자시장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금리상승과 유동성 부족 등으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외화가 들어올 곳은 별로 없고 나가는 일이 크게 늘었다. 당국은 외환보유액 자체만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외환보유액이 넉달째 줄어들고 있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단기외채 관리를 강화하는 등 외환부족으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외환보유액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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