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기웅 KTB네트워크 대표

"스타 벤처발굴 경제성장 적극기여" >>관련기사 "벤처야 말로 변화의 최첨단에 서있고 가장 진보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KTB네트워크 백기웅 대표는 "현재 국내 벤처산업은 분명히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벤처 체질이 상당히 강해졌다"며 "특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IT기술과 인력을 잘 상업화하면 벤처는 분명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견인차 역할을 해 낼 것이며 그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데 KTB는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국내 벤처캐피털의 맏형인 KTB네트워크를 올 7월부터 진두지휘하고 있는 백기웅 대표를 만나 우리 벤처와 벤처캐피털 업계의 현황과 전망, KTB의 경영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벤처나 벤처캐피털이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7월 KTB네트워크의 새 대표로 취임하셨는데 올해 실적은 어떻습니까. ▲ 벤처업계가 장기 침체하에 있어 리딩 벤처캐피털로서 책임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우리 KTB네트워크는 올해도 흑자가 확실합니다. 벤처캐피털의 가장 큰 임무중 하나가 스타벤처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올해도 40개 정도의 투자업체가 IPO신청을 냈고 이중 약 30개사가 이미 등록을 마쳤습니다. 특히 씨큐어소프트, 코텍, 안철수연구소, 아라리온, 대한바이오링크 등 스타기업을 많이 등록시켜 올 상반기만 300%에 달하는 투자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4분기에 락업이 풀리는 투자기업이 많아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부채도 3,455억원 감소시켜 정책자금을 제외한 부재비율이 142%로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도 좋아졌으며 올해들어 신규로 5개, 705억원의 투자조합을 결성, 1,3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벤처업계가 어려워지면서 벤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 이럴 때 일수록 벤처의 역할을 다시 한번 정립해야 합니다. 벤처는 사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에 맞게 자금과 인적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행한 것은 우리나라는 지난 70~80년대 급격한 산업성장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인력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이것들을 상업화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도 우리경제에 있어 벤처의 역할은 정말 중요합니다. 문제는 벤처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고위험-고수익에 대해 너무 다들 고수익에만 몰두합니다. 투자가는 물론이고 심지어 벤처기업인들 조차 고위험은 잊고 고수익에만 집착합니다. 그래서 벤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입니다. KTB네트워크도 10개 기업에 투자하면 2~3개 기업이 성공해 나머지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을 올려 줍니다. -벤처도 벤처지만 벤처캐피털도 대박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 신사업을 창출하고 자금과 인적자원을 재분배하는 벤처 만큼이나 뒤에서 그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잘못된 투자는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겨주는 것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 그리고 요즘 돈 만큼이나 중요한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손실 입니다. 그래서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벤처캐피털의 수익에 대해서는 벤처 특히 일반인의 이해를 좀 구하고 싶어요. 벤처캐피털은 피투자업체를 발굴, 투자ㆍ육성해서 기업을 공개시키거나 M&A등을 통해 투자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것을 다시 재투자합니다. 당연히 많은 수익을 올려야 더 많은 기업에 투자를 할 수 있죠. 단순히 머니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벤처캐피털들이 너무 투자회수 기간을 짧게 잡고 시장환경이 나빠지면 너무 투자를 안해 시장조절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 맞는 말씀입니다. 미국 벤처캐피털은 투자회수기간을 최고 10년까지 잡습니다. 벤처경기가 고점에서 저점, 다시 고점으로 연결되는 한 사이클을 완전히 돌면서 투자를 회수하지요. 우리는 길어야 5년, 짧게는 3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금의 성격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기금 등 장기적이고 양질의 자금이 적극 유입되니 이러한 구조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는 급한(?) 자금들이 주로 유입되니 펀드를 조성한 벤처캐피털도, 또 투자를 받은 벤처들도 급해지는 것이죠. -코스닥 시장에 대한 평가도, 벤처정책도 좀 달라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 정말 좋은 지적입니다.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은 차별화되야 합니다. 거래소 시장이 과거 실적을 평가해 투자한다면 코스닥 시장은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코스닥 시장의 업종구성도 벤처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때에도 고수익 보다는 고위험이 내재해 있다는 것을 투자가들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벤처정책면에서는 양질의 장기자금을 시장에 지속 공급하는 것과 정책의 일관성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코스닥 수급을 조정하기 위해 심사기준을 자꾸 변화하면 투자가나 벤처들은 당혹스러워 집니다. 진입규제 보다는 퇴출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미국 나스닥 시장 등록기업수가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은 진입 만큼이나 퇴출이 잘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등록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리스크는 투자가 스스로 지게 해야 합니다.더 중요한 것은 코스닥 시장 전체를 다 살리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 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스타기업이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전망은 벤처구조조정이 얼마나 진행됐는 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이번 침체기를 통해 우리나라 벤처들의 구조조정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 비상장 주식은 일반적으로 최소 3배이상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합니다. 올 4월부터는 피투자업체가 요구하는 투자배수가 상당히 현실화됐습니다. 특히 벤처의 기본체력이 좋아졌고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핵심경쟁력에 집중하는 경영풍토가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충격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투자시기도 지금이 적기인 것 같습니다. 과거 경험을 봐도 하강기에 투자한 것이 수익률이 높았습니다. -취임초부터 강조하신 KTB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이고 현재 진행중인 내부 컨설팅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지난해 6월 동경에 이어 올 1월에는 북경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미주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올해를 '글로벌원년'으로 선포하고 향후 10년이내 세계최고의 벤처캐피털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KTB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아웃바운드(outbound)개념 보다 글로벌스탠다드를 우리 내부에 체제화시키는 인바운드(inbound)개념이 강합니다. 물론 국내 벤처의 글로벌화도 적극 지원합니다. 미국, 일본, 중국외에도 이스라엘, 인도 등의 투자 및 투자기업 알선 등을 적극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6월말부터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청사진을 완성하고 내년부터는 인적구성, 평가보상, 조직문화, 투자절차 등 구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취임후 사후관리를 강조하셨다면서요. ▲ 미국 벤처캐피탈의 경우 업체 발굴에 20%, 육성에 60%의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우리는 발굴에 70%, 육성에 20-30%의 비중으로 육성이 너무 소홀합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기술은 보유하고 있는 반면 경영엔 취약하기 때문에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재무적인 측면만 강조했지만 앞으론 전략적인 부분이 연결돼야 한다고 봅니다. 회사 이름에 네트워크란 용어가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됩니다. -끝으로 많은 벤처들이 KTB로부터 펀딩받기를 원하는데 한 마디 하신다면 ▲ 벤처는 기술력이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하다보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할 상황이 닥칠지도 모르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 있는 것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CEO의 자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머지는 보완가능한 게 아닐까요. 또 KTB는 평균 70점인 회사 보다 CEO나 기술, 마케팅 어느 면에서나 특출한 기업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저희들도 적극 도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리=조충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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