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북방 4도 부근 해역에서 조업중이던 일본 어선이 16일 오전 러시아 경비정의 총격을 받아 어부 1명이 사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러시아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즉각 항의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반박하고 있어 영토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6일 게잡이 어선 한 척이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 앞바다 ‘가이가라지마(貝穀島)’ 부근 해역에서 국경경비대에 나포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격을 받아 선원 4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해역은 러시아측 영해 경계선에 가까운 곳으로,러시아 해역에서는 양국 어업협정에 따라 문어와 대구 등의 조업이 허용되고 있으나 게잡이는 전면 금지돼 있다.
주변 해역에서 일본 어선이 러시아 경비정의 총격을 받아 사망자가 나오기는 51년만에 처음이다. 러시아 경비정의 총격은 1950년 이후 39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무성은 러시아 임시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일본 영해내에서 발생한 총격과 나포를 용서할 수 없다며 엄중 항의했다. 또 러시아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을 요구할 방침을 전달했다. 러시아 정부는 군검찰은 통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나, 유족에 대한 사과 성명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이날 “러시아 영해로 들어오려는 일본 선박을 제지하기 위해 총격은 불가피했다”며 “일본 선박이 제지 명령에도 반응이 없었고 러시아 영토로 침입하려는 위험한 책동으로 판단해 총격이 가해졌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