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평도 도발' 이후 北 화폐가치 20% 급락

탈북자 송금ㆍ 北中교역 급감에<br>전쟁 우려 위안화 사재기 심리 가세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11월23일) 및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여파로 북한 국경 일대가 봉쇄돼 북ㆍ중 교역과 탈북자들의 송금이 중단되는 바람에 원ㆍ위안화 환율이 20% 이상 급등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경 북한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무산군과 양강도 혜산시 암시장에서 북한 원ㆍ중국 위안화 환율은 100위안당 2만1,000원 안팎에 거래됐으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전쟁 등을 우려해 저마다 위안화를 사들이는 바람에 2만5,000~2만7,000원으로 급등(원화가치 급락)했다. ◇10여일새 100위안당 2만1,000원→2만7,000원까지 ↑ 원ㆍ위안화 환율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탈북자들의 송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자 북한 공안기관들은 주민 통제를 강화했고 국경경비대는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남한에서 들어오던 돈이 차단됐고 탈북자들도 북한 가족과의 연락을 일시 중단했다. 남한에 정착한 한순희(가명)씨는 "이번 사건이 있기 전에는 (북한) 가족들에게 김장ㆍ땔감용으로 한국 돈 100만원을 보내는 등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지금은 전화 통화가 어렵다. 북한쪽 경비가 심해졌고 (환율ㆍ수수료가) 비싸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의 돈을 전달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던 중국 중개인들도 "요즘은 일감이 없어 죽을 맛이다"며 움츠러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탈북자들의 송금액 중 20% 가량을 수수료로 챙긴다. 또 다른 탈북자인 김정삼(가명)씨는 "국경에 나온 가족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연평도 사건이 터진 후 북한에서 (전쟁 등을 우려해) 저마다 위안화를 사들이는 바람에 환율이 뛰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ㆍ중간 거래도 크게 줄었다. 국경지역에 사는 다른 소식통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중국인들의 북한 왕래가 거의 끊기고, 개인장사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포격 도발 전 두만강 접경도시인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을 통해 북한으로 입국하던 중국 여행자는 하루 300명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만큼 줄었다는 것. 중국에서 식량을 수입하던 북한 외화벌이 기관들도 문을 닫은 상태다. 북한 무역업자들과 거래하던 중국 대방들은 "앞으로 상황을 봐서 (북한에)들어가겠다"며 일체 업무를 중단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생활고도 주민통제도 싫다" 화전민行 속출 자유아시아방송은 또 북한에서 생활고를 피해 산속에서 은둔하는 주민들이 늘어 당국이 단속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탈북해 중국에 머무는 박은경(가명)씨는 방송에 "생활고 때문에 깊은 산 속에 은신해 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자 당국이 당대표자회를 앞둔 지난 8월 초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여 원래 거주지역으로 돌려보냈다. 함경북도 부령군에서만 37세대가 적발됐는데 대부분 화폐개혁 이후 생활난이 가중돼 거주지를 이탈, 산속에서 뙈기밭 농사를 지으면서 돼지ㆍ양을 키우고 옹기를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했고 일부는 아편을 제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이들을 안착시키려고 했지만 최근 김정은의 등장으로 통제가 강화되자 '산에 들어가면 인민반회의나 강연회도 없고 국가에 바치지 않아도 된다'면서 주변 사람들까지 데리고 다시 산속으로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양강도 소식통은 "화폐개혁 이후 생활고로 이혼한 가정이 많아졌고 꽃제비도 크게 늘었다"면서 "양강도만 해도 후창군 회양리 주변, 갑산군 동점구∼단천시, 백암고원 근처에 수십 세대씩의 화전민 마을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