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그룹<인니버카시 LGEDI공장>:10(한국기업의21세기비전)

◎4대 경영목표­이윤확대·사기진작·고객만족·지역공헌/“지구촌 전자산업 요충” 줄달음/노사 손잡고 「완벽품질­공격판매」 작전… 가동 5개월만에 “매출 3억불” 위업자카르타 시내서 동쪽으로 곧게 뻗은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길 양쪽으로 야자수 숲들이 고개를 숙여 30도를 웃도는 열기를 식히는 모습에 익숙해질때쯤이면 버카시주의 드넓은 공단지대가 한눈에 성큼 다가선다. 시내서 약 30㎞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LGEDI의 웅대한 모습이 인상깊다. 최근 한창 조성되고 있는 MM2100공단내에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는 LGEDI는 LG전자가 가전부문쪽으로는 최대규모인 1억2백만달러의 자본금을 단독 투자, 설립한 동남아 전진기지다. 국내 구미공장을 연상시키는 규모의 이 회사는 총 8만4천평의 대지위에 현재 4개의 제품생산동이 푸른지붕을 이고 전세계로 수출되는 모니터·VCR·전자관·전자총·DY 등 모두 5개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법인설립을 마치고 3개월만에 공장착공에 나선뒤 약 1년만인 지난 7월 준공식과 함께 완전 정상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지공단입주업체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LGEDI는 완공당시 인도네시아정부서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수하르토대통령이 준공식때 외국기업으로는 처음 참석할 정도의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산업이 취약한 인도네시아로서는 LG전자의 대규모 진출이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 산업구조 고도화의 발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가동초부터 인도네시아정부로부터 수출보세공장으로 지정받아 소득세·부가세 면제 등 각종 혜택을 얻고 있다. 컬러TV용 브라운관 및 관련부품들이 중심을 이루는 이 공장의 연간 제품 생산능력은 전자총이 6백만대, 전자관 3백만대, 모니터 60만대, VCR 1백50만대, 편향코일(DY)과 고압변성기(FBT)가 총 2백만대 등에 달한다. 이들 제품 대부분은 현지판매보다는 미국 유럽 등 제 3국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세계 전자산업분야서 인도네시아의 입지를 높여주는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 매출규모는 2억9천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준공된 공장답게 깔끔한 작업장 분위기가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며 국내공장보다 더 높은 자동화를 통해 근로인력을 대폭 줄인 탓에 제품생산을 위한 기계의 분주한 움직임과는 달리 근로자들의 모습은 한산해 보인다. 본격가동 3개월여만에 품질과 납기 등에 대한 평가를 각국 수요처로부터 인정받아 제품별로 2교대 작업에서 24시간 풀 생산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생산라인 벽면에는 근로자 각자의 사진과 함께 자신의 꿈과 역할 등을 게재해 놓은 게시판이 이방인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재원 38명과 현지직원 3천2백43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공장은 21세기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LG전자의 의지로 똘똘뭉쳐 세계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LG전자는 당시 갈수록 높아지던 무역장벽과 국내 인건비 등에 대한 타개를 도모하면서 잠재적인 내수수요 등을 충분히 갖고 있는 해외시장을 찾아나선 끝에 인도네시아를 최종 진출지로 선택했다. 특히 브라운관생산 메이커가 없고 경제발전속도가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바로 인도네시아가 전진기지로 평가됐던 것이다. 또 동남아지역 일대에 진출해 있는 LGEAE 등 LG전자에 대한 부품 수요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 93년말부터 1년여의 준비작업끝에 법인설립과 함께 부지매입작업에 들어가 입지여건이 우수한 자카르타국제공항서 60㎞, 탄중프리옥 항구서 35㎞ 떨어진 이 곳을 확보, 지난해 6월 착공이 이뤄졌다. 그러나 황토흙으로 이뤄진 지반은 우기철 무섭게 쏟아지는 비에 젖어 공장건설은 무척 힘들수 밖에 없었다. 특히 공장완공을 앞둔 지난 2월에는 자카르타시내 대부분이 잠길정도의 엄청난 비가 쏟아지면서 공장일대가 거의 물에 잠기다시피하는 상황이 초래됐고 작업은 중단될 상황에 처했다. 난감했다. 그러나 물러설 수는 없었다. 법인장을 중심으로 「해내야 한다」는 각오로 한데 뭉친 직원들은 텐트를 치고 밤낮없이 공사를 강행하는 「괴력」을 보이면서 인도네시아 최대규모의 웅장한 모습의 설비를 지난 7월 완공해낸 것이다. 검게 그을린 표정의 박기선법인장(48)은 『맞춰야하는 공기때문에 무섭게 쏟아지는 비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수만은 없었다』며 『좀 무식하게 일했다』고 당시를 웃었다.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각 제품별 라인을 단계적으로 완공, 40피트 컨테이너로 총 1천2백개 분량의 설비를 성공리에 설치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특히 부품이나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오성전자 대양전자 영신사 등 6개 국내 협력업체들과 동반진출, 완전한 현지화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협력업체들은 LGEDI공장내나 인근 공단에 입주, 서로를 밀고 당겨주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세계시장을 향해 거세게 돌진하고 있다. LGEDI는 인도네시아는 물론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하기위해 4개항의 「LG비전」을 세워놓았다. 첫째는 기업의 주요 존립목적인 이윤확대와 근로자들의 사기진작, 고객만족 및 지역공헌의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별로 구체적인 실행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실제 우수근로자들을 15명 선발, 구미공장 등 국내에 연수를 보내고 있으며 곧 국립대학이나 공대와 접촉, 산학협력체제 구축을 시도해 이들 대학 출신들을 앞으로 적극 채용할 계획이다. LG는 공장가동이 일찌감치 안정궤도에 올라서자 공격적인 현지화에 나섰다. 현지에서 일본의 아사히와 인도네시아의 스벤트라은행 등과 함께 3개국 관련업체가 공동으로 참여, 브라운관용 유리벌브를 생산하는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결단을 단행했다. 최근 법적수속이 완료돼 구체적인 작업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제품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LGEDI는 오는 98년까지 2억달러를 추가로 투자, 제품생산규모를 현재보다 배정도로 대폭 늘려 매출규모를 8억5천만달러까지 높여 세계적인 규모로 발돋움하기 위해 날개를 활짝펴고 있다.<버카시=남문현> ◎인터뷰/박기선 LGEDI 법인장/텐트치고 공장짓던 집념 늘 기억/일 기업과 시장쟁탈전 꼭 이길것 박기선 법인장(48)은 『동남아지역에 이미 진출해있던 LG법인들에 충분한 부품공급과 국내 인건비장벽 해소라는 2가지 전략에서 인도네시아로 나왔다』며 『전직원들의 열성으로 벌써 현지정부및 주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진출기업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인력확보 등의 문제들은 어떤식으로 해소하고 있나. ▲인력확보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주변에 회사의 이미지가 널리 알려진 탓인지 공장가동 초기 1년여동안 입사희망자들이 몰려 무려 3만명을 면접볼 수 있었다. 현재도 입사희망자들이 밀려 있을 정도다. 다음으로는 여느 해외진출 기업과 마찬가지로 현지직원들간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큰 문젠데 우선 우리 주재원들이 현지어를 빨리 익힐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어 강의를 하고 있다. 현지직원들에 대해서도 1주일간 회사의 경영이념과 직장예절 등에 관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의 진출현황은. ▲인도네시아 전자시장의 가능성을 평가한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가 진출, 제품생산을 시작했으며 산요, 마쓰시타 등 일본의 주요 기업들 대부분이 인근 공단 등에 이미 들어와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직원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조만간 의료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며 사내은행,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사원과 직원식당 등이 곧 들어선다. 이 밖에 직원들의 능률향상을 유도하기위해 한국에서처럼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LG전자의 동남아 진출법인들과의 협력관계는. ▲땅거랑지역의 LGEAE 등을 비롯 주변 지역이나 국가에 진출해 있는 법인들에 부품 등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해외진출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짧은 시간내에 정상가동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동기는. ▲모든 직원들이 세계화 현지화라는 명제아래 모든 것을 잊고 일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공장건축때 텐트를 치고 공사를 강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뤄내야 한다」는 강한 집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가족과 떨어져 본의아닌 「독신」생활을 하고 있는 박법인장의 검게 그을린 인상은 LGEDI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궈내려는 야심이 가득차있는 강인함을 읽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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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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