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남북통신협력, 인터넷까지 확대돼야
강왕귀
“여기는 개성공단입니다. 잘들립니까?” “예, 여기는 독도입니다. 잘 들립니다.”
남북관계에 있어 새로운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개성공업지구 KT 남북통신 개통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감동과 흥분을 경험했다.
KT는 2005년 7월18일 민간차원으로는 최초로 남북간 광통신망을 연결하고 이어 남북간 직통전화를 개통했다. 이는 45년 8월 옛 소련에 의해 서울과 해주간 통신망이 단절된 지 60년 만에 다시 복구된 것이다
이번 통신개통은 입주기업들의 통신이용 불편해소와 개성공단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외세에 의해 단절된 통신망을 우리 민족간의 합의에 의해 연결했다는 점에서 남북간 신뢰회복의 상징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상과정에서 북측 관계자들은 ‘통신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한때 통신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민족 공동번영이라는 목표 하에 협상을 진행해가면서 서로의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음으로써 15차 협상을 마지막으로 합의서를 도출해냈다.
15차례의 협상은 서로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었다. 단순히 통신협상 타결이라는 차원을 넘어 분단 60년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문화와 체제, 경제환경 등의 차이를 확인하고 또한 이를 한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북측은 통신을 통신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모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통신은 중요하고 양보할 수 없는 것이기에 협상도출이 어려웠던 것이다.
KT는 이번 남북 직통전화 개통을 시작으로 전화ㆍ팩스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터넷까지 제공함으로써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번 개성공단 통신협력으로 쌓은 신뢰가 남북간 자유로운 통신교류로 이어지고 또한 이를 통해 문화의 동질성이 회복되고 나아가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6/01/09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