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혁신으로 거듭나는 공단] 배국환 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장

자신을 먼저 비우고 혁신 나서야 살수있다


정부는 지난 7월, 2005년도 210개 공공기관에 대한 혁신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그 중 에너지관리공단, 철도시설공단 등 ‘공단’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기관들이 예상 외로 중상위권에 속했다. 23개 공단 중 16개가 혁신수준 4단계 이상으로 매우 좋은 성적을 보였다. 공기업들보다 인적자원이나 규모가 적은 공단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공단들은 정부 부처가 직접 하기 힘든 공공서비스를 위탁 받아 수행하는 곳이다. 정부위탁 업무는 통상 독점적이고 시장이 보장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큰 노력 없이도 일정한 수입과 이익 창출이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나 무사안일에 빠질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공단의 혁신수준이 높다고 해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공단 중에는 아직도 많은 기관이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단의 혁신수준은 다른 공공기관들보다 높을지 모르지만 민간기업이나 고도화 된 혁신기관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의 공단들이 현실에 안주한다면 사상누각처럼 모든 것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공단’이 살 길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민간기업 수준 이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선 국민이 칭찬을 보낼 수 있는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 따로 혁신 따로’,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일과 혁신이 융합 되어야 한다. 주무부처의 정책과 연계해서 정부혁신의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연결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비교적 높은 수준의 혁신이 ‘되돌이 현상’이 없도록 공단 스스로 ‘창조적 파괴’를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시스템을 개선하고 체질화해야 한다. 해외 글로벌 기업, 국내 대기업의 혁신전략을 적극 벤치마킹 해 자기혁신(Self-Innovation),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촉발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비전을 설정하고 전략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학습조직을 활성화하고 현장과 고객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마음의 자세를 새롭게 해야 한다. 공단이 살 수 있는 길은 자신을 비우는 것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버릴 수 있을 때 다른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얘기한 ‘‘必死卽生, 必生卽死(죽고자하면 반드시 살 것이요, 살고자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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