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디션 거부' 국립국악관혁악단 공연 취소

단원들 "해고·연봉삭감 자료로 삼을것" 불참<br>극장측은 "명백한 직무유기" 중징계 가능성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정부의 오디션 정책을 정면으로 거부, 예정됐던 공연이 취소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4일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4~5일 실시하기로 했던 실력평가를 위한 오디션을 전면 거부해 오는 19~20일 예정된 ‘뛰다 튀다 타다’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번 평가가 기량이 미달하는 소수의 단원이 있다면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기량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예고 없이 불참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국립극장과 황병기 예술감독은 지난 1월말 단원들을 상대로 실력을 평가하고 이를 반영해 재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오디션을 실시한다고 전달했었다. 하지만 오디션에 참석하기로 했던 52명의 단원들이 오디션을 거부함에 따라 최악의 경우 일부 단원은 감봉 또는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이날 오디션을 받기로 한 국립창극단은 예정대로 전원 모두 참석해 정상적으로 기량 평가가 이뤄져 대조를 보였다. 임 극장장은 “오디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원들과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다”며 “오디션을 정상적으로 받든지 아니면 단원이기를 포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원들은 국립극장의 오디션에 대해 직원 해고와 연봉 삭감 등의 기초자료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실 이번 평가는 정부와 극장의 확고한 정책과 방침 아래 실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단원들은 이날 오전 ‘심사위원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자료를 통해 “오늘의 오디션은 외면적으로는 단순히 단원의 기량향상 평가라고 하지만 그 실질적인 목적은 법인화 수순을 위한 단원의 해고, 혹은 단원의 지위 변경, 연봉삭감이라는 불이익한 처우를 초래할 기초자료 확보에 있다”며 “정확하고 공정한 오디션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 부득이하게 오디션을 거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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