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경제연구소가 발표한 573개 상장사(관리대상기업과 대우계열사 제외)를 대상으로 한 「99년 상장기업의 예상수익」분석에 따르면 상장사의 올 순익은 총 12조7,3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반도체 경기로 최고의 호황을 기록했던 지난 95년의 7조원보다 1.8배나 늘어난 규모며 외환위기로 사상최대의 적자를 보였던 지난해의 14조5,000억원을 1년만에 극복하는 셈이다. 생산현장이나 실물경기 등 곳곳에서 경제가 완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기분 좋은 소식이다.상장사의 순이익 급증은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회복, 금융비용 급감, 적자사업 정리·매각, 인건비 감소, 은행 적자폭 축소, 증권업 호황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상장사의 매출액을 보면 지난해의 467조1,024억원에서 금년에는 6.7% 증가한 498조4,31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401개 제조업체의 올 예상 매출액은 215조2,59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익도 지난해의 1조9,285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10조4,121원 흑자로 추정된다. 제조업이 모든 산업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제조업 약진은 마음 든든하다.
제조업이 이처럼 급성장한 데는 반도체·전자·철강 등 소위 「빅3」의 기여도가 컸다. 순익 1위는 삼성전자로 올 예상 순익은 지난해 대비 무려 246배 증가한 3조4,18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경기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게도 됐다. 수출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선도하고 있어 자칫 이들 업종의 경기가 떨어질 경우 그 후유증도 엄청날 것으로 보여진다. 사전대책이 필요하다.
며칠전 한국은행도 올 경제성장률을 6.8%에서 8.8%로 상향조정했다. 그만큼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돼 가고 있다는 자심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아직도 IMF체제다. IMF를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 그때까지는 허리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 숫자가 보여주고 있는 환상에 젖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