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족경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가족경영에 대한 사회전반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기업가정신과 경영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대한상의 주장은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가 귀담아들을 만한 지적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인의 사기가 충만하지 않고서는 경제활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족경영=비효율경영’이라는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한다. 상의는 우리나라의 가족기업 비중은 68.3%로 미국의 54.5%에 비해서는 높지만 영국 76%,호주 75%,스페인 71% 등에 비해서는 오히려 낮다고 강조했다. 가족경영은 한국에만 존재하는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보편적인 경영형태라는 것이다. 일본의 도요타와 미국의 월마트, 독일의 BMW 등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기업 가운데 37%가 가족경영을 하고 있다. 경영성과도 가족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앞선다. 500대 기업의 1994년부터 2000년까지 경영실적을 보면 가족기업의 매출액 증가율과 자산수익률은 각각 19.6%, 11.6%인 반면 비가족기업은 13.8%, 10.9%로 나타났다. 또 가족기업은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장가치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경영이 더 안정적이다. 그런데도 가족경영에 대한 국내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잘못된 교육과 정책의 영향 때문이다. 선진국은 가족기업이 축적한 거래처와의 오랜 신뢰관계ㆍ기술력ㆍ리더십 등을 평가해 상속시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영국은 주식 상속시 세금을 전액 공제(상장사는 50% 공제)한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40%, 50% 공제해주고 있다. 반면 우리는 각종 제도로 옭아매고 세금을 무겁게 물림으로써 경영권상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 상속세 외에도 10∼30% 할증과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선대나 자신이 일군 사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상속의 동인(動因) 때문에 우리 경제는 그 동안 창업이 활기를 띠고 경제규모도 커왔다. 가족경영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개선하고 기업가정신을 북돋우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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