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나 국가의 에너지수급을 맡고 있는 한국전력, 석유공사 같은 곳에는 개혁적인 사장이 가야 한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16일 “임원들의 독직이나 나태가 발견되거나 조직이 헝클어진 곳에는 개혁적인 인사를 사장으로 임명하게 될 것”이라며 공기업 인사혁신의 바람을 예고했다.
- 공기업과 산하기관장인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돼가나
▲우리가 하는 인사중 제일 중요한 것이 장ㆍ차관 등 정부직과 각 위원회 그 다음이 1급, 3급하는 중앙 공무원 그리고 공기업이다. 공기업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정부투자기관과 재투자기관, 공적자금투입 기업, 또 유관기관이라는 곳이 있다. 대개 400여곳쯤 되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파악을 마친 곳은 397곳이다. 외부경영진단, 외부평가, 내부평가, 이해당사자들의 평가를 할 것이다. 인사는 한꺼번에 다할 수는 없고 차근차근할 생각이다. 우선 중요한 기관과 사장의 임기만기가 된 곳, 사표를 내 인사요인이 발생한 50여개를 한 뒤 순차적으로 할 생각이다.
- 인사기준은 무엇인가.
▲여러 번 밝힌대로 공공성, 경영성, 개혁성 등 3가지 기준이 있다. 공공성이 강조되는 곳에는 관리를 잘하고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할 것이고 경영혁신이 필요한 곳 토지공사 라든가, 도로공사, 방송공사, 관광공사등에는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예정이다. 그 다음 조직이 아주 얼크러져 있거나 운용하는 것도 신통치 않고 국민들의 원성을 사는 곳, 기관장이 너무 나태하거나 독직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개혁적인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 개혁해야 할 공기업을 예로 들자면.
▲주택공사 같은 곳은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었는데도 집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집이 두채 이상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맨날 지하를 전전하며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택정책이 뭔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등한시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전력이나 석유공사 이런 곳도 국가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가정과 사무실에 빛을 안정적으로 줘야 하는 의무를 못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 산하기관인사에도 지역균형을 고려하나.
▲각부처ㆍ청에서 3배수 추천을 올리면 인사보좌관실은 검증과 함께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았는 지를 검토하게 된다. 지역적으로 한쪽으로만 쏠렸다던가 여성비율은 적절하게 맞춰졌는 지, 학력별로도 대학졸업자만 있는 게 아닌 지 등을 살피게 된다. 대학도 서울에 있는 대학출신자들만 많은 게 아닌 지도 따져본다. 지방분권화 시대인데 지방대출신이 그 지역 공기업이나 산하단체에 많이 가는 게 좋지 않겠나.
- 여성 공기업 사장을 기대할 수 있나.
▲여성 공기업 사장은 현재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여자 공기업 사장탄생을 기대해도 좋다.
-기존의 사장추천위원회는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그걸 개선하려 한다. 우선 일차적 책임은 구성하는 측에 있다. 대개 각부처ㆍ청에는 인사위원회가 있다. 장관이 대통령에 제청하기 전에 마지막 결정을 하는 곳인데 대부분 기획실장정도가 위원장 맡아 비교적 서로 관계가 좋은 사람들을 위촉한다.
그래서 위원장 의도가 어떤 거냐 묻고 어영부영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훨씬 그 부분을 강화하고 독립시켜서 위원장급도 차관이나 차관보급으로 격상시킬 생각이다. 예를들어 고위직이나 노조만을 중심으로 해서는 안된다. 상하좌우가 고르게, 여성도 들어가고 숫자도 좀 늘리고 예우도 더 해줘야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사표를 낸 데 대한 외부 압력설이 있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 산은총재는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해 국회에 불려다닐 가능성이 높다. 어디 청문회에 가면 의원들이 곱게 대하나. 거칠다. 정 총재가 젊은 의원들에게 삿대질당하고 반말짓거리를 받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 때문에 스스로 판단이 있지 않았겠나.
- 금융기관장 인사는 어떻게.
▲(새 정부)인사시스템이 가동되면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가 점점 약화될 것이다. (그 사람들)금융 재경쪽은 특수분야다 그러고 막 감춰놓고 살지 않느냐.그렇게 안될 것이다. 목줄을 쥐고 있으니까 받아라 그러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렇게만 은 안된다.
- 그러면 재정경제부 고위직 인사에 문제가 있지 않나.
▲재경부 공무원들이 유능한 사람들 많다. 그리고 하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 중요한 인재들이 일하는 것은 굳이 반대할 일이 없으나 우리는 언제든지 건재한다 이건 곤란하다. 유능하다고 해서 다 일하는 것 아니다. 무능해도 헌신적으로 하는 사람들 있다. 모피아만이 꼭 금융이나 이쪽을 다해 야 한다는 룰은 약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