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존 또 뒷걸음질

지난해 하반기이어 올 성장률도 0.5% 축소 전망

유럽 주요국은 올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을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세계경제전망(WEO) 수정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5개국)의 2009년 경제성장률(GDP)은 지난해보다 0.5% 축소되며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간신히 성장국면을 이어갔으나 올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며 경기침체의 골을 깊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2ㆍ4분기와 3ㆍ4분기 연속 -0.2% 뒷걸음치며 공식적인 경제침체 국면에 돌입한 상태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돌입했다. 통상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 경기침체 상태로 판단한다. 이외에도 프랑스와 영국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도 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2007년 유로권이 2.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유럽 주요 국가의 성장률이 2%선에 달했다. 개별 국가 단위의 올해 경제전망 역시 밝지 않다. IMF에 따르면 올해 영국 경제는 1.3%가량 줄어들며 유럽 주요국 중 가장 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독일 -0.8%, 프랑스 -0.5%, 이탈리아 -0.6%, 스페인 -0.7% 등 유럽 주요국 역시 올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침체 국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같은 경제전망은 점차 악화되고 있어 유럽권 전역의 우려를 사고 있다. IMF는 지난해 10월 유로권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로 봤으나 한달여 만에 축소 전망으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 이 같은 감소율이 더 하향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리비에 블랑차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가 두번째 대공황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대공황을 피하기 위해 각국이 내수부양에 힘써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수출 대국으로 국가 경제의 60% 이상을 수출에서 얻고 있는 독일은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과 함께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 위축을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949년 건국 이후 최악인 -2%로 예측하고 있다. 주된 산업이 금융업인 영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으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영국의 부채 비율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101%로 권역 내 최악인 아일랜드(104%)와 맞먹는다. 여기에 소비 여력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어 서비스업이 75%를 차지하는 국가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내수를 부양할 만한 수단이 많지 않은 가운데 최근 유럽권역에서 가장 먼저 단행한 부가가치세(VAT) 인하 조치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장기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유럽 신흥국의 경제 여건 역시 좋지 않아 올해 경기에 대한 잠재적인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아이슬란드ㆍ라트비아ㆍ헝가리ㆍ우크라이나 등은 이미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발발 가능성을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최근 잠재적인 위기 국면이 불거지고 있는 신흥국에는 라트비아ㆍ에스토니아ㆍ리투아니아ㆍ헝가리ㆍ불가리아ㆍ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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