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인플레 먹구름' 美·EU·中소비자물가 급등…인플레 억제선 넘어경기둔화 가능성까지 높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각국 중앙은행들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 겪을듯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3대 축인 미국과 유럽연합(EU)ㆍ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유가와 식료품ㆍ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각국 인플레 억제선을 훌쩍 뛰어넘어 있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해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 악재까지 겹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올라 2005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11월 생산자물가는 34년 만에 가장 큰 폭인 3.2%의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물가 상승 억제선(1%대)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가 소비자 물가 상승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해 통화 정책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지금의 통화 정책 환경이 내가 경험했던 어떤 때보다도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내년 중 경기침체와 인플레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회장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국내총생산이 감소하고 소비자물가가 3.5%까지 오르면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에 놓인다”며 “관점에 따라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서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50%에 이른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경기 후퇴 조짐이 역력한 EU도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EU통계국인 유로스타드에 따르면 유로화 단일 통화지역인 유로존 13개국의 11월 중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높은 3.1%로 나타났다. 이는 10월의 2.6%보다 0.5%포인트 치솟은 것으로 2001년 5월 3.1%를 기록한 이래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ECB는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물가상승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아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국과 영국과 달리 금리인상을 다시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유로존 물가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과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식품가격 앙등이 주된 요인이다. 중국발 글로벌 인플레 압력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식품 가격 폭등으로 6.9% 상승, 96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 억제선인 3%를 크게 넘어선 4.6%에 달해 중국인민은행이 연말 6번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입력시간 : 2007/12/16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