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양측 입장차 여전… 대우조선 매각 숨통 트일지 미지수

■ 대우조선 본계약 한달 연기<br>산은 '한화에 자금조달 기회 준후 매각 종결' 의지<br>한화측, 실사관련 내용 빠져 불만…논란 계속될듯

정인성(오른쪽) 산업은행 부행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기자실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주식매매계약 협상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동호기자

양측 입장차 여전… 대우조선 매각 숨통 트일지 미지수 ■ 대우조선 본계약 한달 연기산은 '한화에 자금조달 기회 준후 매각 종결' 의지한화측, 실사관련 내용 빠져 불만…논란 계속될듯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정인성(오른쪽) 산업은행 부행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기자실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주식매매계약 협상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산업은행이 28일 대우조선해양 본계약을 1개월 유보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에 빠진 한화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은은 한화의 보유자산을 매입해줄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혀 일단 한화의 숨통을 터주고 매각을 종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산은 측의 입장발표는 지난 2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컨소시엄 주력 3개 계열사 이사회가 “실사완료 후, 또는 이에 준하는 보완장치가 마련돼야 본계약에 응한다”는 결의 내용에 대한 답변이 빠져 있어 향후 1개월 동안에도 만만치 않은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자금 마련 숨통 트일까=이번 산은의 결정이 한화의 자금 마련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이다. 한화그룹은 당초 ▦그룹 보유 현금 약 1조원 ▦은행권 인수금융 약 1조5,000억원 ▦보유 부동산 매각으로 약 1조원 ▦대한생명 등 비상장 우량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1조원 ▦국민연금 등 국내ㆍ외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2조원가량을 조달해 인수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금융 및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까지 국내외적 신용경색 현상이 여전한데다 자산시장 또한 냉각된 상태라 산은의 이번 본계약 1개월 유보 방침이 한화그룹의 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은행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권 및 재무적투자자(FI)들이 한화그룹에 대해 연리 10% 이상의 고금리 보장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한화그룹은 매년 수천억원씩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이 부분이 특히 한화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산은 측이 “한화가 진정성을 보일 경우 한화의 요청 여부에 따라 한화 보유 자산을 매입해줄 수도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한화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하고 있는 한화의 자산 또는 계열사는 ▦경기도 시흥 군자매립지 ▦대한생명 지분 ▦장교ㆍ소공동 및 여의도 사옥과 한화갤러리아ㆍ한화리조트 등 계열사들이다. 이 중 일부를 산은 측이 매입해준다고 해도 현재 시장상황을 반영한 가격을 적용할 게 분명하기 때문에 한화로서는 헐값에 기존 자산을 매각하고 높은 가격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야만 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기로에 서게 된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는데 산은 측이 그룹 보유 특정 자산을 매입해주겠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뭘 사준다는 건지는 더 들어봐야 겠지만 한화의 기존 주주, 이사회,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의 동의 없이 매입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논리에 어긋난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양측 여전히 평행선=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산은 측의 입장발표가 나온 직후 “여전히 원칙론을 고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화그룹이 요구한 ‘실사 후 본계약 또는 실사를 못한 데 대한 보완장치 마련’에 대한 응답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산은의 입장발표는 양측의 의견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확인했을 뿐”이라면서 “한화 3개사 이사회의 핵심 결의사항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없이 막연히 본계약을 1개월 유보한다고 한 것은 산은이 실사 개시 불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화 3개사 이사회가 강조한 ‘보완장치’, 즉 실사를 못한 대신 향후 가격 조정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사에 대한 답이 없는 것도 한화 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존 양해각서(MOU)에서 정한대로 3% 이내 가격조정 조건은 조선경기가 급락하고 대우조선 해외 조선소의 대형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 시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때문에 이번 산은의 입장발표는 기존 원칙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1개월 이내 실사 가능할까=산은의 이번 결정으로 양측이 모두 1개월의 시간 여유를 확보한 만큼 양측은 우선 이 기간 내에 실사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한화가 실사를 할 수 있게 해줘야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면서 “일단 실사가 전개되면 산은의 한화그룹 보유 자산 매입 등의 작업도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은과 한화 양측 모두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저지를 풀고 실사를 개시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양측이 실사 개시를 위해 적극적으로 빠르게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산은이 유보한 한 달이 ‘의미 없는 한 달’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 관련기사 ◀◀◀ ▶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 한달 연기 ▶ [대우조선 본계약 한달 연기] 산은의 지원 방법은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