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10일] 고유가 충격 극복 위해 힘 모아야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유가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3차 오일쇼크로 불릴 만한 유가폭등으로 뉴욕증시는 지난주 말 패닉(공황) 상태였고 달러화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국내 금융시장도 어제 초반의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주가급락, 환율과 금리 급등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국제유가는 이제 ‘슬금슬금’ 이 아니라 ‘성큼성큼’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가전망이 다양해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난주 말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하루 만에 무려 11달러(8.5%)나 뛴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일부의 예상대로 200달러까지 치솟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가 유가보조금 지급으로 저소득층 지원에 나섰지만 고유가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화물연대에 이어 버스회사와 건설업체들도 한계상황에 봉착했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직원들의 무급휴가에 요금인상까지 단행했지만 대규모 적자를 걱정하고 있다. 오래 전에 감산이나 조업단축에 들어간 석유화학 업체들은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의 유가상승만으로도 경제가 이렇게 충격을 받고 있는데 정부의 우려대로 두바이유가 17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물가급등과 성장둔화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소비와 고용ㆍ생산이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고유가의 고통은 비단 우리만 겪는 게 아니다. 선ㆍ후진국 할 것 없이 고유가의 파고를 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으나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ㆍ노동계가 머리를 맞대고 비상한 경제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는 나라살림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생지원에 나섰다. 노동계도 힘을 보태야 한다. 지금은 쇠고기 재협상 요구 같은 정치투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노사가 공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게 더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업들도 인력감축 같은 근로자의 고통을 요구하기보다 생산성합리화 등을 통해 위기극복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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