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선책”“단기불안 가중” 견해갈려/전문가 긴급 진단

◎외환시장 급속안정 불안감 사라질것/인플레·금리상승·주가하락등 부채질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조치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책이며, 이를 계기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견해가 첫번째 반응. 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외환시장이 단기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불안에 휩싸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보았다. ◇정순원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상무=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내릴 수 있는 단기적인 조치는 모두 포함된 것으로 본다. 이보다 더 강한 대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환율변동폭이 대폭 확대, 앞으로 하루사이에도 원·달러 환율이 1백원씩 요동을 칠 가능성이 생겨 당분간은 환율변동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의 이번 조치를 보는 시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방임형 경제팀이 물러나고 금융시장에 대해 전문성을 갖는 관료가 시장에 적극 개입키로 한 이번 조치는 외국인투자가 눈에도 한국 정부가 어느 정도의 응급조치를 취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이번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단기적인 패닉상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원화가 추가로 평가절하, 외환부족사태가 지속되는 한편 인플레 압력이 강화,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실채권 정리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손실이 노출되면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오기가 더 어려워져 주가의 추가 하락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외화조달과 환율안정을 위한 구체적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번 조치는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룰때까지 원화의 추가적 평가절하를 용인하는 등 경제를 시장의 힘에 맡기는 인상을 준다. 이는 단기적으로 지금보다 경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나서 회복세를 이끌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이번 경제팀의 대책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연구위원=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특히 그간 제도적 미비로 인해 일어났던 불안요인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부작용들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무엇보다 환율변동폭을 10%로 확대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채권시장 개방폭을 확대하고 중장기 보증회사채시장을 개방, 외국인의 안정적 투자요건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구제금융 대신 한국은행의 외화직접차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 역시 아주 잘한 일이다. 한은의 외화차입은 어느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음과 동시에 경기침체가 가시화할 것이다. 금융기관의 구조재조정 작업은 실업률과 기업의 부도율 등을 감안,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이제 앞으로 대선까지 한달만 잘 버티면 된다. 대선후에는 지금과는 상황이 훨씬 호전될 것이다. 경제주체가 생기기 때문이다. ◇오광희 한국신용정보이사=정부는 이번에 IMF에 대한 구제금융 요청을 제외하고는 정부차원의 노력은 할만큼 했다고 본다. 금융객체들도 급속히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내 단기적 유동성 해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근본적 처방은 될 수 없다. 대증요법에 불과할 수도 있다. 현재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한보사태 이후 기업의 구조적 문제와 금융관행들이 엮여 발생한 것이다. 「기업의 피로」가 「금융피로」로 연결된 것이다. 기업 스스로의 구조재조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의 기초다지기는 기업들의 이같은 작업이 있고서야 가능하다. 한편 정부가 이번에 무기명채권 발행계획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도 개인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이 많다. 이들 자금을 위로 끌어 올릴 때 장기적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김영기·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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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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