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회원권 투자 '허와 실'

골프 회원권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골프장 회원권의 경우 일주일이 멀다 하고 수천만원에서 억원대에 이르는 기록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억원이 넘는 회원권이 6개나 되고 수도권 전체로는 5억원 이상의 시세를 형성하는 곳들도 즐비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시중의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이처럼 활황을 보이자 골프장 이용이라는 ‘본래 목적’이 아닌 투자 차원의 시장 접근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빚을 내서라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투자 측면에서의 접근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프 회원권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물량이 많지 않다. 각 회원권 거래 업체가 내놓는 시세는 실제거래가가 아닌 호가인 경우가 상당 부분. 실제로 시세 10억원을 훨씬 넘는 경기도 모 골프장 회원권은 1년여 만에 분양 가격의 2배 가까이 뛰었지만 그 사이 회원의 변동, 즉 시중거래는 10여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거품’이 끼거나 빠지기 쉽다는 이야기다. 특별한 계기나 호재 없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시세에 해당 골프장 스스로 부담을 느낄 정도로 최근의 상승 행진은 거품 성격이 짙다. 부동산 등 다른 투자처만 생겨나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이 시세를 부풀려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회원권은 주식처럼 해당 기업체의 내면을 속속들이 파악하기 힘들다는, 투자 수단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약점이 있다. 최근 회원권시장의 이상 열기는 일부 거래 업체들이 부추긴 측면도 없지 않다. 경기도 여주 소재 골프장 회원인 40대의 김모씨는 최근 몇몇 거래소로부터 회원권을 바꿔보라는 권유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한다. 또 수도권 일부의 급등 현상이 회원권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도 서툰 투자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요동치는 시장 상황에서는 이용권이라는 회원권 본연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하고 안정된 회원권시장 조성을 위해 절실한 것은 보유세 논쟁보다는 건전한 투자 마인드를 갖도록 유도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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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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