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악재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현대차는 노조의 계속된 파업에 휘말려 이제 막 소형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국시장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출차질로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율효과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임금협상 교섭이 재개된 19일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보다 현대차 노사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 회사의 가장 큰 악재”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시장의 소비가 위축되더라도 오래지 않아 중소형차 중심의 수요는 증가할 텐데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현대차가 노사 문제로 적기 공급을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요 해외시장에서 재고가 바닥 수준에 이른 베르나ㆍ아반떼ㆍi30 등 인기차종에 대한 생산차질은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해외 고객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2일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부분파업부터 이달 2일 임금 및 단체협상 관련 파업까지 총 124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임단협과 관련된 파업은 74시간. 7월부터 시작된 생산차질 대수만도 4만4,645대, 액수는 6,905억원에 이른다. 더욱이 이 같은 생산 차질은 환율 급등이라는 자동차 업계의 호재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매출이 1,2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들어 환율은 롤러코스터 장을 무색케 했지만 이날 종가는 1,139원70전으로 7월 말 1,010원에 비해 무려 129원 이상 올랐다. 한달여 만에 환율효과로만 매출이 1조5,400억여원 늘어나는 셈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시장 금융혼란보다는 임단협 타결 지연에 따른 생산차질이 더 문제”라며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시장에서 소형차 판매증가나 우호적인 환율효과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추석 연휴를 마친 후 이날부터 임금협상을 재개해 잠정 합의안 도출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