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숭이제외 가장 어려운 복제 개가

[황우석 교수팀 세계최초 개 복제] 의의·전망<br>생리학적 특징·발생 질병 사람과 유사<br>난치병 연구모델 개발에 한걸음 가까이<br>"복제 성공률 높이는 것이 상용화 관건"

원숭이제외 가장 어려운 복제 개가 [황우석 교수팀 세계최초 개 복제] 의의·전망생리학적 특징·발생 질병 사람과 유사난치병 연구모델 개발에 한걸음 가까이"복제 성공률 높이는 것이 상용화 관건"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서울대 황우석ㆍ이병천 교수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를 복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인간 난치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질병연구 모델 개발에 한 발짝 다가섰다. 개는 생리학적인 특징이 인간과 비슷해 개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사람에게도 발병한다. 질병모델 이용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수는 개가 203개로 돼지(65개)나 고양이(123개)보다 훨씬 많다. 복제 개가 신약 및 세포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생리적적인 면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은 원숭이 등 영장류다. 하지만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의대 교수도 인정했듯이 현재 기술로는 원숭이 복제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개가 가장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복제 개 ‘스너피’를 생산하는 데 성공, 우리나라가 복제동물의 종(種)을 처음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국내 연구팀들도 젖소와 염소, 토끼, 돼지 등의 복제동물을 생산했지만 세계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른 선진국보다 앞서 개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복제기술이 세계적으로도 선두권임을 과시하게 됐다. 개 복제가 어려운 것은 거의 모든 동물들이 성숙된 단계에서 배란돼 정자를 만나 수정되는 것과 달리 미성숙 단계에서 배란이 이뤄지기 때문. 체외배양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 발정도 1년에 두번 정도만 오는 등 번식생리학적으로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황 교수와 연구팀원들은 이에 대해 소와 같은 우직함으로 대응했다. 연구팀은 배란이 되는 시기 이후 72시간째에 자궁쪽으로부터 가까운 나팔관에서 성숙한 난자를 채취했다. 즉 난자를 체외에서 성숙시키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난자는 일반 개에서 마리당 평균 12개가 채취됐다. 연구팀은 ‘타이’라는 이름의 한 ‘아프간하운드’ 귀에서 체세포를 떼어 낸 다음 이 체세포 자체를 난자의 핵 자리에 이식했다. 연구팀은 모두 1,095개의 재조합 수정란(배아)을 만들었으며 대리모 1마리당 5~12개의 배아를 넣어 임신이 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2~4세포기의 초기배아는 나팔관에 바로 이식했으며 8세포기 이상의 배아는 자궁에 이식했다. 이 결과 모두 123마리의 대리모 중 3마리가 임신했으며 그 중 한 마리는 유산됐다. 최종적으로 2마리가 태어났지만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1마리가 태어난 지 22일만에 폐렴으로 숨진 것이다. 결국 4년생 리트리버(Retriver)의 자궁에 착상됐던 1마리만 살아 남았다. 태어날 당시 무게는 530g이었다. 연구과정을 전체적으로 볼 때 스너피는 다른 포유류 동물과 난자의 채취과정이 다를 뿐 이후 과정은 지금까지 사용돼 온 ‘체세포 핵이식’ 방법을 그대로 활용했다. 다만 복제 성공률은 크게 낮은 편이다. 연구팀은 복제 성공률을 123마리의 대리모에서 2마리가 태어났기 때문에 1.6%로 집계했다. 하지만 대리모에 이식된 전체 1,095개의 배아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복제 성공률이 0.18%에 불과하다. 동물복제 전문가인 순천대 공일근 교수는 “전체적으로는 종전의 복제동물 생산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숙한 난자를 채취하는 기술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복제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 상용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복제 개 생산의 응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늑대와 토종여우 등의 멸종위기 동물은 이번 기술로 복원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혈통이 우수한 종의 보존에도 응용될 수 있다.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제나 치료법 개발, 유전성 질환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황 교수는 다만 “이번 연구의 목표는 인간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의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상업적 이용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8/0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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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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