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EBITDA 신뢰도 추락

수익 부풀리기등 부정회계수단 악용 기업가치 평가에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되던 EBITDA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 EBITDA란 이자, 세금, 유무형 고정자산 감가상각비 지출 전 이익을 가리킨다. 즉 순수한 영업활동으로서 벌어들인 기업이윤인데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기업의 실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서의 그 위상이 부각됐다. IT(정보기술)산업 버블 시기에 기업의 영업외이익, 특별이익 등이 기업의 실제가치를 정확히 전달해 줄 수 없었기 때문. 그랬던 EBITDA가 월드컴의 부정회계 사건을 계기로 옛날의 영광을 접고 투자가들 사이에서 의혹과 비난의 대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전했다. 월드컴은 38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자본투자로 처리해 기업수익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회계장부에서 자본투자는 자산으로 잡히는데 비용을 감가상각으로 교묘히 처리해 EBITDA를 부풀린 셈이다. 결국 이전까지 EBITDA를 중요한 투자 방향타로 여겼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번에 꺾은 셈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이를 아이스크림장수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원료인 초코렛이나 설탕을 살 때 냉장고 구입 비용에 얹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보다 큰 문제는 미국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러한 'EBITDA 부풀리기'의 덫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EBITDA 조작이 기업수익을 부풀리는 가장 순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투자분석기관인 톰슨파이낸셜/퍼스크콜의 리서치 담당 이사인 척 힐은 "이제 더 이상 투자가들이 EBITDA를 신뢰하지 않고 있어 보다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BITDA를 대신할 수 있는 기업이익 지표로서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순현금수입(cash net income)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실제 거대미미어업체인 비아콤의 경우 EBITDA 및 순현금수입 양쪽을 기업이익 지표로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업체인 USA인터액티브는 순현금 수입만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운식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