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르헨 위기 재발돼도 한국 불똥 가능성낮다

월가 전문가들 분석…필리핀등 일부국가만 피해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재정긴축안에 대한 연립 여당과 야당의 지지로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이며 잠복상태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남미의 위기가 다시 불거지더라도 그 여파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까지 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거래되는 한국채권의 가산금리는 오히려 하락했고, 아르헨티나 페소와 연동되는 미국 달러화가 며칠 사이에 다시 반등하고 있는 현상은 국제금융시장이 남미의 위기가 전세계로 국제적으로 전염되지 않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전염 가능성 낮다 로렌스 크라우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아르헨티나 경제문제는 라틴아메리카 몇몇 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페소화가 절하되더라도 한국을 비롯, 아시아에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가 대외부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아르헨티나 국채(브래디 본드)가 최고 40%가지 폭등했을 때 한국의 국채(외평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2004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1.08%에서 1.06%로, 2008년 만기물은 1.12%에서 1.11%로 각각 떨어졌다. 산업은행 채권의 가산금리 상승폭은 0.02%에 불과, 아주 안정적인 시장 가격을 유지했다. 뉴욕 채권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한국물이 이머징 마켓에 편입되어 있으나, 한국의 경제여건이 남미와 다르고, 상호 교역량이 적고, 경쟁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개념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JP 모건의 이머징 마켓 펀드매니저인 로빈 허버드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남미 위기가 세계 경제위기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했던 국제통화기금(IMF)도 아르헨티나 문제는 국지적으로 한정될 것이라며 판단을 번복했다. IMF 연례보고서 작성자의 한사람인 개리 쉬나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금융시장이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금융위기로부터 전염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지난주 한때 1달러당 126엔까지 치솟았던 미 달러화는 아르헨티나 사태로 123엔까지 떨어졌다가 주말에 다시 125엔으로 올랐는데, 이는 국제외환시장이 아르헨티나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정치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이머징 마켓 위기에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2025년 만기 필리핀 국채의 가산금리는 6.8%에서 7.5%로 0.7% 포인트 상승, 여전히 불안한 시장 기류를 보여주고 있다. ◇진정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사태 아르헨티나 정부와 야당 지도부는 16일 저녁에 정부의 재정긴축안을 지지하기로 전격 합의하고, 17일 대통령궁에서 이를 서명키로 했다고 공동발표했다. 이로써 야당인 페론당이 장악하고 있는 14개 주가 모두 도밍고 카발로 경제부 장관이 제시한 균형 재정안을 승인함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해소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주말 집권 정당연합의 지도자인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과 여당 주지사들이 정부의 긴축재정안을 지지키로 했었다. 알폰신 전 대통령은 그동안 통화 증발을 통해 경제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시장의 압력에 굴복, 재정 긴축 지지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야당의 지지가 없이 여권의 약속만으로 재정긴축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 16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1.6% 하락했고, 아르헨티나 국채 금리는 0.29%포인트 상승했다. 페르디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은 야당의 지지마저 얻어냄으로써 아르헨티나 정치 위기에 의한 시장 패닉은 급속하게 가라앉을 전망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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