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지속" "옛영광 찾자" 격돌'돌풍을 이어갈 것이냐 왕년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냐.'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외국 담배제조업체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초 금연 열풍이 불면서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던 외국 담배제조업체의 국내 지사들이 월드컵 시즌 긴장한 관중들의 끽연이 늘면서 주름살을 펴기 시작했다.
한창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던 BAT코리아는 물론 외국담배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내준 JTI코리아는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꿈틀대기 시작한 담배 세일즈 전쟁에 돌입했다.
89년 마일드세븐을 국내에 처음 들여온 일본계 담배 제조업체인 JTI코리아는 지난 90년대 외국담배 시장점유율 선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국내 외국담배 시장에서 마일드세븐의 지위는 막강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서울 강남 지역에서의 던힐브랜드 마케팅 성공으로 국내 최강의 외국 담배업체로 떠오는 BAT에 밀려 JTI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10%가량을 차지한 BAT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마일드 세븐의 JTI가 공세의 수위를 다시 높이기 시작했다. 일본계 담배 제조업체라는 잇점을 등에 없고 한일월드컵 기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퍼 부을 수 있었던 것.
그동안 JTI는 일본계 회사라는 타이틀이 마케팅 전략에는 오히려 버거운 짐이었다. 특히 한일 어업분쟁 등 민감한 사안들이 터지면 마케팅 및 홍보 전략도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다.
한일 월드컵 경기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간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지면서 JTI코리아는 '한일교류촉진 캠페인'을 물론 '월드컵 한일공동 응원단' 구성등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JTI의 이미지를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붉은 악마의 응원 열풍이 몰아친 광화문 거리에서 펼쳤던 '한일 16강 공동진출 기원 바디 페인팅' 행사는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에까지 소개되며 큰 히트를 쳤다.
반면 영국계 기업인 BAT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던힐브랜드의 돌풍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는 각오다.
올초 대학가는 물론 시내 다운타운의 카페의 손님을 위해 담배를 대신 사다 주는 기발한 판촉 활동까지 선보였던 BAT는 한국 담배 제조공장 설립은 물론 최근에는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한국자동차경주 '한국모터챔피언쉽' 후원에 앞장서며 기업이미지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스포츠 후원은 BAT본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데다 스포츠 광인 존 테일러 BAT코리아 사장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올해 BAT코리아가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
반면 JTI코리아는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한국에 문화적으로 친밀하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다른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가 모두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JTI코리아는 사장인 이마바야시 슈지는 물론 대부분의 일본 직원도 모두 한국어를 업무 공식 용어로 사용할 정도로 문화적인 거리감 없애기에 적극적이다.
슈지 사장도 지난 91년 한국에 부상장으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 1년 가량을 업무가 아닌 한국어 교육에 업무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일월드컵이라는 호재를 만난 JTI코리아와 던힐의 돌풍을 이어가려는 BAT코리의 마케팅 전쟁이 하반기에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