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타크래프트의 고향을 가다

테란 낳은 건 잠옷 바람의 창발성

블리자드의 게임개발자들이 29일 점심시간에 사무실에서 한가로이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공항에서 남쪽으로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말끔하게 정돈된 신도시 어바인을 만났다. 유명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즐비한 이 곳에 수백만 폐인(?)을 만든 스타크래프트의 고향,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도 자리하고 있다. 1998년생인 스타크래프트는 지난해까지 총 950만장(국내 450만장)의 패키지 제품이 팔려나가며 스타크래프트 골수 팬을 양성한 세계 최고의 히트작이다. 3개동으로 이뤄진 블리자드 본사에는 전세계 2,500여명의 직원 중 절반 가까운 1,100여명의 게임개발자와 아티스트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은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두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를 개발하며 또 한차례의 신화 창조에 여념이 없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세를 탔지만 본사 중앙건물 입구에는 블리자드 초창기 작품인 ‘오크 앤(&) 휴먼’의 캐릭터인 오크 모형이 전시돼 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1991년 회사가 설립될 당시 ‘좋은 게임을 만들자’는 결심을 지키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며 “오크 모형을 6.4m 높이의 동상으로 만들어 중앙 뜰에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를 낳으며 스타크래프트를 최고의 게임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블리자드 직원 개개인의 창발성이다. 회사 관계자는 “블리자드에 금기는 없다” 며 “사내에 ‘자유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것이 회사의 유일한 집착”이라고 전했다. 실제 2층 개발실에서 만난 한 직원은 “잠자리에 들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잠옷 바람으로 출근 해 일한 적도 있다” 며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무실 인테리어도 개인 취향을 존중하기 때문에 각양각색이다. 그러면서도 직원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내 칸막이는 모조리 제거했다. 알렌 브랙 블리자드 수석 프로듀서는 “개발자들의 순간적인 아이디어도 곧바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블리자드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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