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 FTA타결] 전기차 관세 조기철폐

당초보다 5년 앞당겨져… 양산 박차등 전략 다시짜야<br>자동차산업 방향 친환경차로 이동중… 국내 표준 서두르고 부품산업 육성 시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전기자동차의 관세율을 4년간 균등철폐하기로 한 것은 미국이 자동차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미국의 그린정책을 바탕으로 일본의 하이브리드차를 견제해 전기차를 세계 친환경차의 표준을 삼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기도 하다. 전기차의 관세 철폐를 미국이 이번 추가협상에서 앞당기자고 요구한 것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방향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 타결 당시 미국은 하이브리드차에 대해서만 일반 승용차와 같이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자고 했을 뿐 전기차 등 기타 친환경차 관세는 10년에 걸쳐 천천히 관세를 낮춰도 무방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3년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미국의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기차 개발과 상용화에 투자를 하며 미국 정부의 협상전략도 달라졌다. 미국 자동차업체 중 제너럴모터스(GM)가 배터리 동력만으로도 35마일을 움직이는 ‘시보레 볼트’를 이달에 미국 6개주에서 출시하고 일본 닛산도 미국 내 현지생산으로 100% 전기차 ‘리프’를 출시한다. 볼트는 내년 예상 판매량이 1만대 수준이지만 오는 2012년에는 4만5,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양산 규모는 몇 년 뒤 몇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 계산으로는 한국 정부가 자동차 메이커의 국적에 관계없이 친환경차 보조금을 지급할 준비를 마친 만큼 미국산 볼트와 리프는 2016년쯤 무관세로 한국에서 팔릴 수 있다. 여기다 발효 후 즉시 관세율이 8%에서 4%로 낮아지며 이전에라도 가격 부담을 줄여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우리 측 입장에서는 현재는 전기차 양산 판매가 미국보다 뒤져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전기차 양산 판매 시기는 미국보다 2년 정도 늦다. 현대차가 9월 처음 국산 전기차 ‘블루온’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시범차다. 시연용으로 30대를 만들어 공공기관에 보급했을 뿐 양산은 2011년 말이나 2012년 초쯤에 약경형 크로스오버차량(CUV) 타입으로 약 3,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미국 친환경차시장 진출을 노리는 일본을 겨냥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도 서둘러 전기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FTA 추가협상으로 4년 뒤 관세를 균등철폐하기로 한 만큼 시간은 촉박하다. 일본 혼다의 경우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F1)에 참여했던 인력 400명을 친환경차 개발로 돌려 전기차 등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는 내년에 소형차 야리스에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장착하고 전기차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지리차는 볼로를 인수, 선진기술을 확보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기차 관세 철폐는 미국의 그린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표준을 정하고 관련 부품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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