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굴복한 이유

제9보(113~126)


백14로 단수친 이 수순. 얼핏 보기에는 우격다짐 같은 이 수순이 회심의 일격이었다. 흑15(13의 왼쪽)로 곱게 굴복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참고도1의 흑1에 하나 단수치고 나서 비로소 3에 잇고싶은 것이 아마추어의 제일감이지만 그것은 백4로 강인하게 젖히는 수가 있어서 흑이 궁지에 몰리게 된다. 흑5면 백6으로 또 강인하게 버틴다. 백8이 절호의 팻감노릇을 한다는 사실도 백의 자랑이다. 백10(7의 아래)으로 따냈을 때 흑은 다른 지역의 팻감을 쓸 여유가 없다는 점이 포인트. 어떤 팻감을 쓰든지 백은 A에 따낼 것이며 그 자체로 흑7점은 고스란히 잡혀 버린다. 그러므로 흑은 참고도2의 흑1(사실 흑으로서는 정말로 두기 싫은 수순이지만)로 몰아버릴 수밖에 없는데 백은 4로 넘는 것이 선수가 된다. 계속해서 백4 이하 백10으로 큼지막하게 살게 된다. 흑이 얻어낸 보상은 흑11로 백 6점을 잡는 것이지만 그나마도 백12, 14로 이용당하므로 흑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진행이다. 이 방면에서 백이 선수를 뽑아 좌하귀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반면으로 비슷하다. 덤이 6집 반이니 딱 그만큼 흑이 진다.”(나카노 9단) 백24, 26은 우세를 확인하고 셔터내리기에 들어간 수순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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