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동영, 손학규 대표체제 계륵?

孫 총선대비 호남 세력 확보위해 DJ와 연대모색<br>鄭 "개혁공천 내세워 친위정당 만들려 한다" 불만

‘정동영은 손학규 대표체제에서 계륵인가(?)’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지난 11일 취임한 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당내 위상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정 전 장관이 대선패배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 등 텃밭에서 차지하는 그의 정치적 비중이 예전 같지 않다. 손 대표가 최근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참여정부와 차별하고 ‘유능한 진보’나 ‘제3의 길’을 주장하면서 정 전 장관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특히 ‘4ㆍ9 총선’을 앞두고 손 대표가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예고하면서 벌써부터 정 전 장관 측근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한때 당내 최대 계파로 굴림해왔던 ‘정동영계’가 공천탈락의 위기감에 전전긍긍하며 각자 도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록 손 대표가 정 전 장관의 측근인 박명광 의원을 최고위원에 앉혔지만 단순 배려 차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게 정 전 장관 측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해온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대통합신당 입당과 전남 목포 지역 출마의사를 밝힌 데 이어 24일 손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손 대표와 김 전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박 전 실장을 연결고리로 연대하는 대신 대선패배와 참여정부 실정에 책임론이 일고 있는 정 전 장관을 배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당내 기반이 약하고 수도권에 연고를 둔 손 대표로서는 김 전 대통령과 연대할 경우 정 전 장관의 도움 없이도 당과 호남권에서 지지세력을 확보, 총선을 무난히 치를 수 있다. 이런 관측은 손 대표와 정 전 장관 간 껄끄러운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해 당 대선후보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던 두 사람의 당내 역학관계가 대선을 전후로 역전됐다.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동원선거 논란이 빚어진 당 대선 경선과 자신의 당 대표 추대과정을 거치며 정 전 장관에 강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장관은 손 대표가 당의 노선ㆍ철학을 달리하는 이방인으로서 ‘개혁공천’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정동영계를 거세한 뒤 자신의 ‘친위정당’으로 만들려 한다며 불만이다. 대통합신당의 한 인사는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은 당내 최대 정치적 라이벌로 서로 견제할 수밖에 없는 사이”라며 “손 대표가 당 대선 경선에 패배하고도 지난해 대선 때 경선승복 차원에서 정동영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서 총선 때 정 전 장관에 비례대표 자리나 일정한 공천지분을 약속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