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그라비티, 매각 반년만에 대규모 적자전환

수백억 흑자기업이 수십억 적자기업으로 전락<br>소액주주 "합병위해 의도적 부실화, 국부유출" 고소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내던 국내 대형 게임업체 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에 매각된 지 반 년도 안 돼 수십억원대의 큰손실을 내며 적자 기업으로 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이 회사를 소프트뱅크쪽에 합병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사를 부실화시키고 부당거래로 자산을 일본쪽에 빼돌리고 있다며 경영진을 검찰에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12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그라비티의 2005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라비티는 작년에 매출 492억원, 영업손실 18억원, 경상손실 40억원, 순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도 16% 감소했지만 영업손익, 경상손익, 순손익은 전년 343억원,341억원, 291억원의 흑자가 무색하게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매각 이전인 작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110억원, 경상이익 101억원, 순이익 74억원을 올렸으나 8월 회사 매각 이후 하반기에만 영업손실 128억원, 경상손실141억원, 순손실 108억원을 내 상반기 흑자를 모조리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년보다 판매비, 관리비는 130%, 영업외비용은 448%가 늘어나는 등 각종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해 매출액 감소보다 비용 증가가 적자 전환을 이끈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급속한 경영 악화에 대해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2', '레퀴엠' 등 신작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기울인 데다 온라인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라비티 소액주주모임은 경영진이 남은 지분을 인수해 소프트뱅크 계열사와 합병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사를 부실화시키고 있다며 류일영 회장 등 경영진을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이날 고소하기로 했다. 또 소액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낼 계획이다. 소액주주모임 대표 정 모씨는 "경영진이 일본에서 별 인기없는 겅호온라인게임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에밀 크로니클'을 70억원 이상의 막대한 계약금에 수입하고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일본 온라인게임 투자펀드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부당 거래로 소프트뱅크쪽에 이익을, 그라비티에는 손해를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영진의 이 같은 행동은 일부러 그라비티를 망가뜨려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 주가를 떨어뜨리고 남은 지분을 인수해 겅호 등에 합병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소프트뱅크가 론스타와 마찬가지로 조직적으로 국부를 유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쪽은 "적자는 신작 투자 등 정상적 경영 활동에 의한 것이며 현경영진은 소프트뱅크나 겅호와 아무런 직접적 관계가 없다"며 "에밀 크로니클 수입도 한국만이 아닌 세계 유통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적절한 거래"라고 밝혔다. 현 경영진이 속한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회사 EZER사는 그라비티 지분 52.3%를갖고 있다. 한편 지분 13.9%를 확보하고 있는 문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외국 주주들도 경영진이 소프트뱅크에 유리한 거래로 소액주주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경영권 개입을선언해 앞으로 소프트뱅크와 국내외 소액주주간의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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