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값 폭락 ‘비상’/작년초 온스당 420불서 현재 357.85불

◎99년 EMU 실시로 금 소용가치 하락/유럽중앙은 금매각설에 투매현상 발생금값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초 온스당 4백20달러에 근접했던게 1년이 채안돼 60달러 이상 폭락했다. 금값은 특히 새해에만 온스당 11달러35센트(런던시장 현물기준)나 급락, 3백57.85달러까지 미끄러졌다. 금값이 3백50달러대에 거래되기는 9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상품시장 전문가들은 금값 폭락의 첫째 요인을 오는 99년부터 실시 예정인 유럽단일통화(EMU)에서 찾는다. EMU 가입을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국내총생산(GDP)의 3%로 돼있는 재정 적자기준을 충족시켜야한다. 그러나 영국과 룩셈부르크 등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기준에 미달된 상태다.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필수적인게 현금이며, 금은 바로 현금동원의 「1차수단」이다. EMU가 시작된 이후에도 금은 유럽 중앙은행들에게 지금만큼의 소용가치가 없다. 단일통화가 실시될 경우 개별국의 통화발행권이 없어져 금을 보유할만한 이유가 그만큼 상쇄되기 때문이다. 회원국 중앙은행들은 당연 보유중인 금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 유럽중앙은행이 현재 보유중인 금은 전세계 공식 보유금의 약 40%인 1만3천톤. 이들이 매각에 나설 경우 금값은 혼란에 빠져들수 있다. 이같은 불안감은 지난해 11월 시장에 본격 투영되기 시작했다. 금값은 중앙은행 금매각에 대한 우려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투매로 11월 한달새 온스당 15달러 이상 급락했다. 12월 거래인들의 휴가로 잠시 정체기에 들어갔던 금값은 1월 이들이 시장에 복귀하면서 며칠새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금 수요의 감소 역시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95년까지 2년 연속 증가했던 금 수요는 96년 상반기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엔화약세에 따른 금수입가 상승으로 세계 3번째 금수요국인 일본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런던의 금시장 조사기관인 GFSM(Gold Fields Services Mineral)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중 금수요는 1천7백27톤으로 전년동기보다 8.3%가 줄었다. 최근엔 중앙은행들의 매각우려로 상품시장의 투자수요마저 줄어드는 형편이다. 미국경제의 호황으로 주식과 채권, 달러화 등이 상승국면을 지속중인 점도 금값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여유 투자자금들이 금 매입 대신 이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올 한해 금값 역시 단시일내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의 금매각에 대한 우려가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달러화의 지속적인 강세로 일본의 수요도 증가로 돌아서기는 힘들다. 연초들어서도 미 금융시장의 활황세는 꺾일줄 모른다. 일부에서는 이 모든 상황들이 복합작용을 일으킬 경우 온스당 3백30달러선까지 내려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내놓고 있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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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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