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5월 바닥론' 힘받나

추락하던 환율 강한 상승세 전환

원ㆍ달러 환율이 흡사 1년 전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이른바 ‘5월 바닥론’이다. 단언하기 어렵지만,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이달 초의 시장상황과는 사뭇 달라진 듯하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종결,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환율을 끌어내릴 요인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달러당 920선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6원 오른 952원30전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18일의 953원60전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한달여 만에 950선 고지를 탈환한 것. 950원을 넘기면서 수출업체들의 예상대로 달러 매물이 나왔지만 단기적인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를 틈탄 역외 매수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요인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월마트 효과’가 컸다. 월마트코리아가 8,250억원에 팔림에 따라 매각 관련 역송금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 매수 심리를 부추긴 셈이다. 흥미롭게도 상황은 점점 지난해 5월과 닮아가고 있다. 지난해 초 1,050원대에서 내리막길을 걸으며 세자릿수를 목전에 두기도 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1,000원선을 박스권으로 게걸음을 하다 5월 중순을 고비로 상승 반전했다. 올해 들어서도 금세 900원마저 무너질 듯하더니 어느덧 950원 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원화의 ‘나 홀로 약세’ 모습마저 연출되기도 했다. 궁합을 맞추려는 듯 원화 절상 요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외환당국도 강력한 자본유출정책과 실탄 확보라는 두 가지 정책을 들고 나왔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부장은 “단기적으로 920선 부근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800원대 진입은 1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조를 들고 나왔다. 안심할 수는 없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잃어버렸던 날개를 되찾은 것만은 틀림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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